예능의 다음 흐름은 정말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 방송일까.
방송가가 먹고 요리하는 방송에 대한 흥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새로운 예능 흐름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tvN ‘집밥 백선생’ 등이 야기한 먹고 요리하는 방송. 지난 해 예능은 온통 셰프들이 가득했고,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이 만개했다.
물론 여전히 이 프로그램들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언제나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예능 제작진의 숙명. 심지어 지상파와 비지상파 가리지 않고 무한 경쟁에 돌입한 이래 예능 흐름이 더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육아 예능 열풍이 2년이 가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먹고 요리하는 방송 역시 조만간 수명을 다해 인기 프로그램 몇몇만 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새로운 예능 흐름으로는 인테리어 방송을 꼽고 있다. 불황일수록 의식주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기에 입고 먹는 방송이 아닌 잠을 자고 쉬는 곳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는 것. 특히 tvN과 JTBC가 비슷한 시기에 인테리어 방송을 내놓으면서 과연 이 두 프로그램이 ‘집방’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방의 품격’은 인테리어 정보 프로그램이다. 노홍철이 간판 진행자로 나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보 제공 프로그램.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 시청자들이 손쉽게 바로 적용할 수 있게 생활 밀착형 인테리어를 알려주는 구성이다. 인테리어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출연해 집을 꾸미는 것을 독려하는 프로그램이다.
JTBC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좀 더 적극적인 ‘집방’이다. 유명인의 집 인테리어를 바꿔주는 것. 위화감이 조성되는 화려한 변신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선에서 집을 바꿀 수 있게 눈으로 보여준다. 현재 두 프로그램이 크게 파급력이 있지는 않은 상황. 다만 비슷한 시기에 ‘집방’이 출범한 까닭에 다른 방송사에서도 이 기획에 시선을 돌린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구성의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흐름이 될 수 있기 때문.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최근 OSEN에 “제작진으로서는 트렌드를 고민하게 되는데 요즘은 인테리어 방송이 흐름인가 싶기도 하다”라면서 “우리 방송사 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인테리어 방송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PD는 ‘집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PD는 “집방은 전연령층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면서 “가족과 함께 사는 젊은 시청자, 인테리어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에는 보편적인 흥밋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