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톤즈(정상훈 정우 조정석 강하늘)의 적응력은 대단했다. 북유럽의 낯선 섬나라 아이슬란드에서 머문지 채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현지인을 연상케 하는 여유를 자랑했다.
포스톤즈의 맏형 정상훈은 지난 22일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 ICELAND’(이하 꽃청춘)에서 아이슬란드 도착 후 첫 만찬을 즐기며 “이곳에 살고 싶다”고 여행지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지면 여기에 있는 줄 알라는 너스레도 함께였다.
정상훈 뿐만 아니다. 정우, 조정석, 강하늘 역시 아이슬란드에 대한 경외심을 아낌 없이 표현했다. “죽기 전에 꼭 와 봐야 할 곳” “너무 좋다” 는 등 극찬이 이어졌다. 고대하던 오로라를 봤을 때 말을 잃은 이들의 모습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전달됐다.
아이슬란드에 대한 이들의 애정은 놀랄 만한 적응력으로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자칫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위기의 순간도 포스톤즈에게는 별 것 아니었다. 신발이 필요한데 돈이 없으면 벼룩시장에 가면 되고, 목적지에 가는데 눈보라가 격하게 쏟아지면 차를 돌리면 될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아이슬란드 출발 전부터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한결 같이 아이슬란드를 꼽았던 포스톤즈였던지라 웃음도 끊이지 않았다. 가고 싶던 곳에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터다.
이처럼 포스톤즈는 별다른 준비 없이도 야생의 적응력을 뽐냈다. 아이슬란드가 좋아서 빠르게 적응한 것인지, 원래 적응 속도가 빠른 이들이었는지 그 순서는 사실 중요치 않다. 포스톤즈가 아이슬란드에 적응했다는 것은, 정상훈의 말처럼 우리가 대자연에 속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겸손해졌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머나먼 이국 땅에서 자신만의 오로라를 찾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대단한 적응력이 또 있으랴. 포스톤즈 덕에 시청자들 역시 아이슬란드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눈과 얼음, 바람만 있는 것 같은 나라가 뭐 그리 좋다는 건지 의문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대자연이 준 압도감은 TV 화면으로 완벽히 표현되지 않았을 지라도, 이를 본 포스톤즈의 촉촉해진 눈가에서 나머지 감동을 전해받을 수 있었다.
‘꽃청춘’ 포스톤즈 가운데 누군가 진짜로 훌쩍 떠났다 해도 캐묻지 않으련다. 마치 당연한 수순처럼 그들 ‘마음의 고향’ 아이슬란드에 머무르고 있는 줄 알 테니. /bestsurplus@osen.co.kr
[사진] ‘꽃청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