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이 1분 같았다. 한예슬 특유의 애교 가득한 콧소리와 망가짐도 서슴지 않는 연기 변신,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심리학을 소재로 한 흥미진진한 전개가 큰 몫을 했다. 동시간대 경장 상대인 tvN ‘시그널’만큼 완성도가 높으냐고 물으면 답은 ‘글쎄’지만, 보고 있자면 발랄한 분위기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마담앙트완’ 1회에서는 악연인 듯 우연인 듯 첫 만남을 가지는 혜림(한예슬 분)과 수현(성준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한 건물의 1층, 2층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심리학을 펼치게 된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냈다.
방송 초반부터 수현과 혜림은 전혀 다른 성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냉철함과 냉정함이 빛나는 심리학자 수현과 달리, 혜림은 생계형 가짜 점쟁이인 척 하는 인물이었기 때문.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로 상대의 기운을 북돋고 그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선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혜림의 철칙이었다.
타고난 눈치로 손님들의 심리 상태를 읽어내고 이에 맞춰 맞춤형 심리 상담을 이어가는 혜림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심리학자인 수현마저 당황시켰다. 이에 수현은 혜림의 일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지만, 결론적으로는 함께 일을 하게 되고 실험자와 피실험자로 거듭나며 앞으로 심상치 않은 로맨스가 펼쳐질 것을 암시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부분은 혜림을 연기하는 한예슬의 모습이다. 그는 시종일관 방글방글 웃는 모습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문곤(변희봉 분)에게 거짓말을 한 후 걸려온 딸의 전화에 “엄마가 방금 사기를 쳤다. 엄마가 이런 사람이라서 미안하다. 엄마가 너무 부끄럽고 미안해”라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거울을 보며 이에 낀 커다란 고춧가루를 빼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마스카라가 번지는 줄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리거나, 마리 앙트와네트를 만화책으로 공부하며 오스칼이 실존 인물이 아니냐고 묻는 모습은 ‘환상의 커플’에서도 보여줬던 한예슬의 망가짐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심리학을 소재로 한 독특한 스토리 역시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랑이라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각각 운명과 과학이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혜림과 수현이 어떤 계기로 사랑에 빠지게 될지, 어떻게 서로를 변화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마담앙트완’은 동시간대, 그것도 같은 날에 첫 방송을 시작한 ‘시그널’과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두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전혀 다르다. ‘시그널’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스케일로 승부한다면, ‘마담앙트완’은 가볍게 웃고 즐기는 힐링을 선사하는 드라마이기 때문. 계속해서 선의의 대결을 펼치게 될 ‘마담앙트완’과 ‘시그널’이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담 앙트완'은 남의 마음은 잘 알지만 자기 마음은 모르는 두 남녀, 사랑의 판타지를 믿는 가짜 점쟁이와 사랑에 무감각한 심리학자의 뜨겁고 달콤한 심리게임을 다룬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 / jsy901104@osen.co.kr
[사진] ‘마담앙트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