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꿈의 컬래버레이션이다.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제작진의 합류, 그리고 공중파에 비해 비교적 제약이 적은 tvN이 만나니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장르물도 문제없었다.
‘응답하라 1988’의 후속으로 방영되는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범죄 수사물이다.
본래 수사물과 같은 장르물은 시청률의 주요 시청층인 중년의 취향에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흥행에 한계가 있었다. 뛰어난 작품성과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이러한 점은 비단 배우들과 제작진뿐만 아니라 장르물을 선호하는 많은 팬들에게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시그널’은 달랐다. 지난 22일 저녁 8시30분에 첫 방송된 ‘시그널’ 1회가 평균 시청률 6.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2016년 tvN 드라마 흥행신화를 이어갈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것.
그도 그럴 것이 ‘시그널’은 1회부터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유괴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와 김혜수, 조진웅 등 배우들의 명연기가 펼쳐졌기 때문. 무엇보다 ‘성균관 스캔들’, ‘미생’ 등의 작품을 연달아 성공시킨 김원석 PD와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 등을 통해 수사극의 1인자에 오른 김은희 작가의 만남이 신의 한 수였다.
전작만큼이나 섬세함이 돋보인 김PD의 연출력과 쫄깃한 전개를 그리는 김작가의 필력이 ‘시그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
또한 15년 경력의 형사 차수현으로 변신한 김혜수 역시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명불허전 카리스마로 극에 몰입을 더했다. 엘리트 프로파일러로 변신을 꾀한 이제훈과 ‘훈남 선배’ 등극을 노리는 조진웅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은근한 러브라인을 암시한 김혜수와 조진웅의 모습은 '시그널'의 또 다른 시청 포인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때깔’마저 달랐던 ‘시그널’은 이제 막 출발한 상태다. 요란스러웠던 소리 만큼 꽉 채워진 수레 앞에는 장르물이라는 한계도 통하지 않았다. 과연 '시그널'이 페이스를 계속 이어 나가며, ‘응답하라 1988’과 같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시그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