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강준(23)은 현재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백인호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껄렁껄렁한 인호는 따뜻한 인간미를 갖추고 있는데, 홍설(김고은 분)을 짝사랑하며 홍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 도와주는 흑기사이기도 하다. 서강준은 순정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잘생긴 외모, 보호본능을 자극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이 있는 인호로 ‘치인트’의 인기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치인트’의 인기에 대해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전 촬영을 하고 있어서 실감하는 게 없어요.(웃음)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사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걱정이 정말 많았거든요. 너무 대중의 우려가 많아서 저 역시도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막상 방송이 되고 나니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기도 해요.”
2013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한 서강준은 ‘방과 후 복불복’, ‘수상한 가정부’, ‘하늘재 살인사건’, ‘앙큼한 돌싱녀’, ‘가족끼리 왜이래’, ‘화정’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인지도와 연기력을 쌓아왔다. ‘치인트’는 서강준이라는 배우가 지난 3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과 매력을 모두 발산하는 기회가 됐다. 인터넷에는 서강준이라는 젊고 멋있는 배우의 발견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 전에는 악플(악성댓글)도 많았는데 요즘은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저에 대한 악플도 있었고 작품에 대한 것도 있어서 걱정이 많았죠. ‘화정’ 출연 때 악플이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많이 걸렸어요.”
서강준은 지난 해 ‘화정’을 통해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했다. 현대극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를 보였지만 사극인 까닭에 초반 어색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 극이 진행될수록 서강준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화정' 때보다 발전을 한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잘 한다는 건 모르겠어요. 다른 선배님들 작품도 많이 보고 하는데 제가 연기를 잘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화정' 때보다는 발전을 해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서강준은 원작 웹툰과의 정확도가 높은 배우로 꼽히고 있다. 만화에서 바로 걸어나온 듯 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서강준은 왜 자신이 ‘치인트’에 캐스팅이 됐다고 생각했을까.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아직 여쭤보지 못했어요. 백인호라는 역할이 딱 저라고 생각하셨다고는 하시더라고요. 근데 아직 왜 저인지는 못 여쭤봤어요. 제가 불량스러워 보였을까요?(웃음)”
서강준은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에는 없는 백인호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송이 시작된 지금, 서강준의 바람은 이뤄졌을까.
“사실 원작에 있는 백인호와 제가 다른 것 같긴 해요.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괜찮지만 말이에요. 원작보다는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원작에서는 2D이고 2D의 한 컷 한 컷을 배우가 연기했을 때 조금 더 생동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싱크로율로 따지자면 그렇게 맞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제가 하고 싶은 백인호를 하고 싶어서 그렇게 연기하고 있어요.”
서강준은 현재의 연기 호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직 연기 경력이 많지 않아서 작품마다 연기 기복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75점? 이번 작품이 감독님 덕분에 현장을 다르게 배웠어요. 원래 대본대로 보려고 하고, 대본 안에 갇혀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이 말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고 하셨어요. 이 대사가 별로 와닿지 않으면 하지 않고 바꿔서 하고 그랬어요. 대본을 나중에 보실 수 있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본과 비교해보면 엄청 달라요. 뭔가 그런 현장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게 만들어주셨어요.”
이윤정 감독과 상의한 결과 대사는 서강준의 말투에 따라 많이 바뀌었다. 맥락이나 의미는 같지만 서강준이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좀 더 자유롭게 달라졌다.
“사실 대사가 많이 바뀌었어요. 흘러가는 맥락은 있지만 대사는 바뀌었어요. 그 중에 굳이 꼽자면 유정이랑 하는 대사가 와닿았어요. 6년 전에 있던 일들이 굉장히 와닿아 있는 상태로 만나게 되더라고요. 2회 때 유정이랑 처음 만나는데 마지막에 '뭘 기대한 거냐' 이런 말을 했는데 그 대사가 굉장히 와닿았어요. 굉장히 자유롭게 촬영하고 있어요.”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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