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강준(23)은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박해진과 친구 연기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극중 대학생. 유정(박해진 분)과 백인호(서강준 분)는 과거 악연으로 얽혀 있는 동갑이다. 실제 나이 차이는 10살 차이. 박해진은 1983년생, 서강준은 1993년생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해진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10살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친밀하다고 말했다.
“정말 친구 같아요.(웃음) 처음에는 저한테는 워낙 높은 선배이고, 나이 차이도 열 살 차이나서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선배님도 인터뷰에서 얘기하셨지만 처음 만나서 ‘이 새끼 저 새끼’ 말하는 촬영을 하니까 열 살 터울도 사라지고 정말 친구 같았어요. 그리고 외적으로도 제가 성숙하니까요.(웃음)”
서강준은 극중에서 이성경과 남매 사이다. 이성경은 늘 사고를 치는 백인하를 연기하고 있다. 인하는 인호의 속을 너무도 썩이는 인물이다.
“인하는 자유로워서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인하를 지켜보면 울컥할 때가 있어요. 뒷내용은 모르지만(웃음) 몰라야 하지만, 인하라는 애가 너무 불쌍하고 짠해요. 연기할 때 아니라도 촬영장에서 인하를 보고 있으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죠.”
결말을 어느 정도 알고 연기를 한다는 것, 고민할 시간이 많다는 것인 동시에 현재의 감정 흐름이 깨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아직 신인으로서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그건 저한테 숙제 같은 거예요. 제가 6부를 찍어야 한다고 한다면, 일단 생각을 다 비우고 다시 1부부터 6부까지만 봐요. 그리고 연기에 들어가면 뒤에는 생각이 잘 안 나죠. 이게 사전제작이니까 가능한 거예요. 시간이 많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하면 뒷내용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게 돼요. 들어가기 전에 하나하나 다 읽으려면 6시간 넘게 걸려요. 모두 다 읽진 않고 제 것만이라도 다 읽으면서 인호가 이렇게 지내왔구나 읽어가면서 촬영을 해요.”
사전 제작 드라마의 강점은 참 많다. 배우로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작품과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다. 큰 그림을 그려가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 ‘치인트’의 높은 완성도의 비밀이다.
“사전 제작 드라마가 정말 좋더라고요. 촬영 할 때도 제가 ‘다시 한 번 가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쪽대본이 나오거나 너무 급박한 환경은 제가 신인이다 보니까 그런 얘기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는 찍다가 마음에 안 들면 ‘감독님 다시 한 번만 할게요’라고 말씀드릴 수 있으니까 저한테는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좀 못했더라도 이번 작품은 후회는 별로 남지 않을 작품일 것 같아요.”
서강준은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에 속해 있다. 2013년 데뷔한 이들은 각자 연기 활동을 하면서 공연이나 해외 팬미팅에서는 함께 무대에 올라 그룹 활동을 하고 있다. 서강준이 주목을 받으면서 서프라이즈 역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저희가 그룹 활동을 제대로 보여드린 적이 없어서 아쉽긴 한데, 서프라이즈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오디션을 볼 때에도 멤버들한테도 한 번이라도 더 기회가 갈 것 같아서 좋다고 생각해요.”
서프라이즈 멤버들끼리 돈독하긴 하지만 처음에는 어색했던 것도 사실. 배우 그룹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정체성 혼란이 없었을까.
“처음에는 그랬어요.(웃음) 원래 저희는 배우를 하려고 기획사에 들어왔고, 그걸로 오디션을 봤죠. 배우 그룹이라는 건 인터넷에 검색해도 안 나왔으니까요. 대표님께 여쭤 봐도 되냐고 했더니 ‘요즘은 연기만 해서는 안 된다. 춤, 노래, 연기 다방면으로 해야 하고 시장이 점점 그렇게 바뀌고 있다. 그래서 너희들도 춤, 노래를 싫어하거나 그러지 않으니까 다 같이 병행하는 게 어때?’라고 하셨어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척하는 도전은 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래도 막상 시작하니까 굉장히 혼란스러웠죠. 배우는 혼자 생각을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헷갈렸어요. 그래도 요즘에는 개인 시간이 많아요. 공연을 할 때는 다 같이 연습을 하지만 연기 연습을 할 때는 개인적으로 하니까요. 그래도 그룹 활동이 좋은 점이 외롭지 않아요.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되고요. 연기를 하면서 많이 흔들릴 수도 있었는데 애들이 많이 도움을 주고 그랬어요.”
잘생긴 얼굴의 서강준, 그에게 콤플렉스가 있을까.
“손이 정말 안 예뻐요. 작기도 하고 손가락이 짧기도 해요.”
서강준은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SBS ‘정글의 법칙’에 합류한다. 정글 생활이라니, 걱정되지 않을까.
“걱정돼요.(웃음) 제가 벌레를 정말 무서워하거든요. 트라우마까지는 아니더라도 벌레가 싫어요. 그래서 걱정이 돼요. 그래도 제가 경치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힘들겠지만 정글이 기대가 되긴 해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