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가 행운의 편지 특집에서 유재석과 아이돌그룹 엑소의 만남을 위해 분투했다. 추운 날씨 속 험난한 암벽과 사투를 벌였고 기어코 유재석의 우체통에 임무가 적혀 있는 편지를 넣는데 성공했다. 그의 짠한 노력과 함께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어떤 임무도 부여되지 않은 멤버들의 어쩔 수 없는 무관심이었다.
광희는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마지막 임무의 주인공이었다. 모두가 정준하에게 고난의 임무를 부여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덤빌 때 광희는 유재석의 무대를 위해 이를 악물었다. 유재석이 엑소와 함께 무대를 꾸미게 만들기 위해 추운 날씨에 암벽에 올라선 것.
이날 ‘무한도전’은 행운의 편지 특집으로 멤버들이 상대방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편지를 전달해야 하는 신경전을 벌였다. 임무가 적혀 있는 편지를 상대방의 우체통에 넣으면 우체통의 주인공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다만 우체통에 넣지 못하면 이 임무는 편지를 적은 사람이 수행해야 한다. 유재석은 암벽 최상위에 우체통을 올려놨다.
정준하는 온갖 임무를 부여받았다. 유재석은 정준하에게 북극곰 보호소를 가게 만들었고, 하하는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출연과 롤러코스터를 타게 했다. 박명수는 자신의 몸종으로 삼았다. 정준하가 4개나 벌칙을 받은 가운데, 광희는 조용히 유재석과 엑소의 합동 무대를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평소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는 유재석, 그리고 어려운 춤으로 유명한 엑소의 합동 무대는 팬들에게 신기한 광경이 될 터. 더욱이 유재석에게는 엑소 춤 도전이라는 쉽지 않은 임무가 될 터다. 정말 재밌는 합동 공연이 될 것으로 예상돼 광희의 탁월한 예능 감각이 많은 안방극장을 즐겁게 만들었다. 광희는 모두가 관심을 갖지 않는 가운데 혼자만의 싸움을 했다. 오랜 시간 암벽에 매달려있던 그는 결국 해내고 말았다.
종료 10분 전, 산악 영화 한 편을 찍고 말았다. 그의 편지가 유재석의 우체통에 들어갔고, 유재석은 엑소와 한 무대를 꾸며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유재석에게 험난한 임무를 부여한 광희의 쾌거이자 노력의 결정판이었기에 뭉클했다. ‘우리 막내’ 광희는 언제나 그러했듯이 몸을 사리지 않았다.
또한 다른 우체통에 비해 한적했던 광희의 우체통도 여운을 남겼다. 광희는 추격전에서 한바탕 반전을 이뤄낸 것에 이어 자신과 똑같은 우체통이 있는 명동우체국에 가서 우체통을 세워놨다. 두 개의 우체통이 함께 있기에 어떤 우체통이 광희의 우체통인지 알 수 없는 상황. 광희의 현명한 전략은 빛이 났지만 멤버들이 광희를 골탕을 먹이기 위한 임무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광희보다는 평소 투정을 많이 부리는 정준하나 게으른 모습을 많이 보이는 박명수가 다른 멤버들의 공격 대상일 수밖에 없기에 벌어진 일. 언제나 벌칙 부자는 두 사람이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광희는 특별한 임무가 부여되지 않아도 성실하게 임할 것임을 알기에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또한 벌칙을 당하는 모습이 이 프로그램의 험한 벌칙을 다하는 ‘맏형 라인’인 박명수와 정준하보다 덜 재밌을 터. 예능적인 재미로는 광희보다는 정준하와 박명수의 우체통에 편지가 가득하는 게 맞았다. 그래도 암벽에 모든 것을 건듯 열심히 했던 광희에게 박수를 치는 동시에 쓸쓸히 방치됐던 그의 우체통이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