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렇게 착한 남자가 있을까. ‘엄마’의 이문식이 결혼 생활 내내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고 있는 아내와 화해했다. 거기에 더해 사랑하는 여자와 친딸을 포기하고 떠나는 신성우를 배려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현실감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문식이기에 납득이 가는 연기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엄마’에서는 상순(이문식 분)과 윤희(장서희 분)가 태헌(신성우 분) 때문에 일어난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헌은 윤희가 상순을 선택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외국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상순은 태헌과 하나를 위해 놀이동산에서 마지막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도와줬다.
상순은 윤희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알고도 하나를 친딸처럼 키웠다. 이날 방송에서 상순은 태헌을 찾아가 윤희는 데려가도 괜찮지만 하나가 상처받기에 지금 데려가서는 안 된다고 애원했다. 그러면서 상순은 하나에게 친아빠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감추자고 말하는 윤희에게 친아빠의 존재를 알려 줘야 한다고 설득했다. 자신의 욕심이 아니라 딸을 위해서 모든 선택을 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을 따스하게 보이게 만든 것은 상순의 공이 컸다. 상순은 항상 긍정적이고 모든 가족에게 든든한 그늘 같은 존재였다. 영재(김석훈 분)와 강재(이태성 분)가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줬고 정애(차화연 분)와 엄회장(박영규 분)의 결혼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가끔 아내 윤희에게 무시를 당할 때 버럭 하기도 하지만 이외에는 모든 이에게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다.
그렇기에 지난주 방송에서 윤희와 태헌의 사이를 알고 배신감에 눈물을 흘리는 연기가 더욱 와 닿았다. 결혼한 뒤로 계속해서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고 살아왔다는 아내의 마음을 알고도 눈감아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윤희에 대한 사랑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만들었다. 상순은 고아로 외롭게 자라서 윤희를 짝사랑하다가 결혼에 성공하며 가족이 생겼다. 1화부터 차곡차곡 상순의 성장배경과 상황이 묘사됐기에 현실감이 없다고 여겨지는 상황도 이해가 됐다.
여기에 올해로 데뷔 21년째에 접어드는 이문식의 연기가 더해진 결과다. 이문식은 꾸준하게 배우로 활약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엄마’에서 이문식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시청자를 설득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pps2014@osen.co.kr
[사진] '엄마'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