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의 상승세가 무섭다. 사극 신화로 통했던 ‘정도전’의 상승 곡선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극본 이명희, 마창준 연출 김영조) 7회분이 시청률 14.1%(전국 기준, 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지난주에 이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14년 방송되며 무수한 사극 마니아들을 낳았던 ‘정도전’이 13회 만에 16.1%를 기록하며 14% 고지를 넘어선 것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빠른 수치다.
시청자들은 ‘장영실’ 속 사극의 신들에게 설득당할 수밖에 없었다. 역모죄로 추포했던 장영실(송일국)은 옥중에서 태종(김영철)과 독대했다. “전하의 어명으로 죽게 되니 죽는 마당에서야 조선의 백성이 됐다”며 체념했던 영실과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괴상한지 알겠다”, “조선이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라고 말하는 영실을 뒤로하고 냉정하게 돌아서던 태종의 모습은 긴장감을 낳았다.
종묘와 사직, 백성들을 위해 형제들의 목숨까지 가져왔던 태종과 격물을 장려하여 백성에게 이로운 제도와 문물을 만들겠다는 충녕이 극명하게 대립했던 장면도 몰입도를 상승시켰다. 태종의 냉정한 시선을 받아내며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세웠던 충녕(김상경)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옥중의 장영실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 장성휘(김명수)와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독특한 연출이 눈에 띄었다. 부자가 바람의 이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묻고 답했고 환하게 웃는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뭐든지 볼 수 있기에 “바람이 되고 싶다”던 영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흠잡을 데 없는 ‘장영실’ 속 배우들의 연기는 7회의 모든 장면을 명장면으로 탄생시켰고 가파른 상승세의 시청률을 점찍게 했다. 과연 ‘장영실’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장영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