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앙트완’에서 한예슬의 통통 튀고 발랄한 매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한예슬이 그저 특유의 매력만 발산하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자신만의 사랑스러움에 공감까지 더했다.
한예슬은 JTBC 금토드라마 ‘마담 앙트완’(극본 홍진아, 연출 김윤철)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콜드리딩(cold reading)’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가짜 점쟁이 고혜림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점괘는 모두 가짜지만 타고난 심리파악의 달인이자 남다른 ‘촉’을 가진 예감 능력으로 사람들의 사연을 척척 꿰뚫어 보며 상처를 치유하는 어메이징한 실력을 가진 캐릭터다.
비운의 왕비 앙트와네트와 대화한답시고 엉터리 불어를 하면서 손님을 살펴 눈치로 얻은 정보로 점괘를 얘기한다. 매력적인 눈웃음에 능청스러운 불어에 넘어가지 않는 손님은 없다. 하지만 꽤 잘 들어맞는 점괘라 믿지 않을 수 없다.
한예슬은 ‘가짜 점쟁이’ 고혜림을 통해 사랑스럽고 유쾌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로코(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예슬이 오로지 러블리한 매력만 발산하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공감도를 높인 연기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과거 과장되고 엽기적인 로코가 아니라 인간미를 더한 로코를 보여주고 있다.
‘마담 앙트완’이 한예슬과 성준의 러브라인이 아니라 심리상담센터의 내담자들을 통해 상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힐링의 감성도 선사한다. 여기에 한예슬이 처음으로 한 아이의 엄마 역할을 맡은 것도 공감을 높이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1회에서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 하는 혜림이 곗돈 사기를 당해 딸의 학비를 모두 날려 돈을 빌리려고 연기까지 하고는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성애 넘치는 연기는 새로웠다.
또한 2회에서는 남편(고주원 분)과의 갈등 후 울부짖는 연기에서 사랑을 잃은 여자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졌고, 심리치료가 필요한 체조선수 이마리(이선빈 분)가 그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며 강압적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수현(성준 분)에 맞서 싸우고 이마리를 위해 착한 거짓말을 하며 애쓰는 혜림의 분투를 세밀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었다.
한예슬은 ‘마담 앙트완’에서 단순히 로코 스타일의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내는 섬세한 연기를 소화하고 있는 한예슬. 앞으로 펼쳐질 그의 인간적인 로코연기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담 앙트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