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프 소재의 또 다른 새장을 열까.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시그널'이 방송 2회만에 시청률과 작품성을 다 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2화는 평균 시청률 7.3%, 최고 시청률 8.3%를 기록했다. 2회 연속 10대에서 50대까지 남녀 전 연령층에서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장르물로는 이례적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tvN 드라마의 흥행 역사를 꾸준히 이어가게 된 것(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 2화에서는 공소시효 만료를 20분 앞두고 유괴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소름 끼치는 반전이 거듭됐다.
드라마를 마치 영화처럼 만들어 주는 것은 배우의 역할도 크다. 김혜수(수현 역), 이제훈(해영 역), 그리고 조진웅(재한 역)은 아무래도 안방극장에서보다는 진짜 극장이 익숙한 연기자들. tvN 드라마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전작만큼이나 섬세한 연출로 디테일을 잘 살려낸 김원석 감독의 연출력과 김은희 작가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전개는 기본으로 깔려 있다.
우리말로 시간왜곡을 뜻하는 타임워프는 몇 년 간 한국 대중문화, 그리고 드라마의 큰 트렌드가 돼 왔다. 과거나 미래의 일이 현재에 뒤섞이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에는 '별에서 온 그대' , '신의 선물-14일' 등이 주목받았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 '옥탑방 왕세자', '미래의 선택' 등이 있다.
특히 tvN에서 지난 2013년 방영된 이진욱 주연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은 남자 주인공이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 9개를 얻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타임워프 드라마의 명작 반열에 올라섰다.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에 이은 '시그널'은 영화가 아닌 드라마 사이즈로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구성과 전개를 보여주면서 '드라마는 tvN'이란 말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그리고 타임워프 소재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nyc@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