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성격으로 어떻게 연예인이 됐을까...어떻게 16년 동안 활동했을까. 신혜성과 처음 마주하고 든 생각이었다. 낯을 많이 가리고, 수줍어하는 모습. 아이돌이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팬심 저격 애교나 다소 오그라드는 멘트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혼자 무대에 서면 춤추기도 민망하고, 분홍색 옷은 때려죽여도 못 입겠단다.
그런 신혜성이 핑크색 스웨터를 입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혼자서는 부담스럽고 민망하다던 음악방송 무대에서는 의자를 이용한 춤까지 춘다. 그뿐인가.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웨이터로 변신해 코믹 연기까지 선보인다. 그가 솔로로 데뷔한지 10년 만의 일이다.
신화의 신혜성. 그가 변한 이유는 뭘까.
“오래된 스타일리스트가 ‘와~ 진짜 10년 만에 핑크색을 입는구나!’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라서 평소에는 물론이고 활동하면서도 안 입었었죠. 하하. 음..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할까요. 사실 이번 솔로 앨범은 작년에 나왔어야 했어요. 발라드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싹 다 뒤집었죠.”
“이유는.. 뭐랄까.. 조금 스페셜한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솔로 데뷔 10주년이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콘서트나 공연을 하고 앨범을 내고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니 늘 응원해주는 팬분들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아 조금 민망하긴 한데..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아닌,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다시 작업을 시작한 거예요.”
신화창조를 위한 것이란다. 어색한 옷을 입고 처음으로 무대에서 혼자 퍼포먼스도 한다. 사실 그의 입에서 “팬들을 위한”이라든지 “보답” 말이 나올 때 망설이는 기색이 영력했다. 마음은 분명해 보였는데 영 표현이 익숙지 않은 모습. 그래도 뭔가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느낌만은 확실했다.
“참 이상하죠? 매니저들이 힘들어 하면서도 좋아해요. 이번에는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해보려고 스케줄을 최대한 많이 잡고 있거든요! 하하. 그동안 솔로 앨범이 나와도 방송활동을 많이 안 하는 편이었어요. 멤버들과 같이하면 하는데 혼자하면 불편하고 어색하고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저에게는 사실 도전이에요. 무대를 잘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에요. 좀 이상하죠? 데뷔 18년이나 된 댄스그룹의 메인보컬이 그렇게까지 떨고 하겠나 하시겠지만..정말 잠도 못잘 정도로, 자다가도 누가 툭 건드리면 춤이 바로 나올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했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스타일과 음악을 잠시 내려두고 팬들을 위했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다. 지난 11일 발매한 이번 솔로 앨범 ‘delight’은 그런 앨범이다. 정성스럽게 팬들을 위해 신경을 썼고 그간 보여주지 못한 부분들을 보여주기 위해. 핑크빛 재킷 사진만 봐도 알 수 있겠다.
신화와 팬덤 신화창조의 관계가 궁금했다. 여타 아이돌 가수들의 팬덤과는 성격이 확실하게 다르다. 자주 싸우고 다투지만 헤어지지 못하는 오래된 연인의 모습 같기도 하고. 이날 인터뷰에서도 신혜성은 인터뷰 내용에 신화창조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묘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래된 연인이요? 하하하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팬들과 친구 같은 관계가 너무 좋아요. 저희가 뭘 해도 ‘좋아요’가 아니고 때로는 우리에게 ‘이런 쪽으로 하면 어때요’라는 의견을 줄 수도 있고..참 신기하죠. 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 그런 게 아니라 더 시간이 지나면서 끈끈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 감사한 일이죠.”
신화의 ‘혜성 오빠’로서 신화창조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 이런 거 정말 민망한데..음 10년 동안 솔로 신혜성이라는 사람을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어색) 이번 앨범과 활동은 여러분들에게 앨범 제목처럼 기쁨을 드리는 앨범이니까 최대한 많이 기뻐해주셨으면 좋겠어요.(또 어색)”
“올해 저를 시작으로 신화의 활발한 활동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그게 저희가 할 수 있는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열심히 으쌰으쌰해서 2016년이 기억에 남는 해로 함께 추억되길!”/ joonaman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