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또 하나의 대박 드라마를 완성했다. 바로 '시그널'이다. '미생'의 김원석 PD와 '싸인'의 김은희 작가가 만난 '시그널'은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하며 방송 전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이에 보답하듯 방송 2회만에 7%가 넘는 대박 시청률을 기록하며 또 한번의 신드롬을 예고했다.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시그널'은 tvN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로,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혜수는 장기미제전담팀 베테랑 형사 차수현 역을 맡아 첫 액션 연기에 도전을 하고 있다. 또 조진웅은 뜨거운 열정과 정의감으로 가득하며, 본인이 느낀 그대로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을, 이제훈은 경찰대를 졸업했지만 경찰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프로파일러 박해영 경위를 연기한다.
지난 1회와 2회에서는 해영과 수현을 중심으로 공소시효법이 개정되고 미제 사건을 전담할 '장기미제전담팀'이 마련되는 과정이 속도감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그 과정에서 해영은 과거의 재한으로부터 무전을 받게 돼 긴장감을 높였다. 재한은 현재의 수현이 찾아헤매는 경찰 선배이자 첫사랑. 해영과 무전을 할 당시 재한은 피를 흘리는 위급한 상황이었고, 해영에게 이 무전이 마지막이 될 것이고, 또 다시 시작될 것임을 알렸다.
이후 '장기미제전담팀'은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을 맡게 됐고, 해영은 1989년 경기 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7차 피해자 이계숙을 수색하는 재한과 무전을 하게 됐다. 해영은 이계숙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와 8차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현풍역 기찻길이었음을 말해줬고, 재한은 그곳에서 아직 살아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동시에 과거를 기록했던 현재의 수사기록들이 변했다. '사망자'로 기록되어 있던 것이 '미수사건'과 '생존자'로 바뀌게 된 것. 이를 접한 해영과 수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시청자들 역시 과거의 인물 재한이 현재를 바꾼 이 짜릿한 전개에 궁금증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원석 PD의 섬세한 연출과 디테일한 감성은 김은희 작가 특유의 필력과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얻어냈다. 여기에 구멍 하나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뤄 '시그널'에 열광케 하는 원동력을 만들어냈다. 특히 김혜수와 조진웅, 이제훈은 묵직한 무게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어마어마한 분량의 대사를 긴장감 있게 소화해내 극 몰입도를 높였다.
그 중에서도 김혜수는 15년 전과 후를 오가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달했고, 경찰로서의 카리스마는 물론 평생 한 사람만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감정까지 녹아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조진웅은 앳된 신입형사의 모습부터 훈훈한 선배 형사, 또 짝사랑하는 여자 앞에 나서지 못하고 뒤에서 지켜주는 수줍고 설렘 가득한 순정남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리고 이제훈은 시니컬한 모습 뒤 아픈 사연을 품고 있는 해영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었다. 형과 관련된 과거 사건을 떠올리는 그의 깊은 눈빛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동시에 그가 가진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앞으로 이 세 사람은 무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 속에서 계속 미제사건을 해결해나갈 전망. 이미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완성도와 몰입도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만족시킨 '시그널'이 앞으로 어떤 전개를 보여줄지 기대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