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을 주름잡았던 톱가수 박남정이 ‘복면가왕’에 응답했다. 비록 2016년 현재를 사는 10~20대 젊은이들에겐 익숙지 않은 이름일지라도 그 시절, 청춘을 보냈던 중·장년층과 그들의 자녀 세대까지 함께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줬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 22대 가왕을 향한 8명의 노래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박남정이 타고난 춤 실력과 가창력을 뽐냈다. 깊은 바이브레이션으로 듣는 이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신 것이다.
이날 두 번째 무대는 폴짝폴짝 아기강시와 각진 인행 네모의 듀엣곡으로 꾸며졌다. 아기강시가 박남정이었는데 두 사람은 가수 김승진의 ‘유리창에 그린 안녕’을 부르며 안정된 박자감각과 호흡으로 객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판정단의 투표 결과 박남정이 복면을 벗었다. 듀엣곡을 부른 네모의 꿈이 61표를 얻어 38표를 얻은 아기강시 박남정을 꺾고 2라운드로 진출했다. 아기강시는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부르며 가면을 벗었고 반가운 박남정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평상시에는 잘 안되는데 무대에 오르면 저도 모르게 엔돌핀이 돈다”며 “예전에 데뷔를 하자마자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댄스가수가 없었기에 제가 최고인 줄 알고 연습을 안했다. 방송을 쉬겠다고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보니까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1986년 전국 디스코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가요계 데뷔한 박남정은 2년 뒤인 1988년 1집 앨범 ‘아! 바람이여’로 데뷔했다. 이후 ‘널 그리며’와 ‘사랑의 불시착’이 대박을 터뜨리며 톱스타로 자리 잡았다. 소위 ‘한국의 마이클 잭슨’으로 불리던 박남정은 80년대 후반 가요계를 주도했다.
노래와 춤 실력을 동시에 갖춘 그가 짧은 시간 안에 톱가수로서의 자리를 굳힌 셈이다. 26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젊은 감각과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박남정. 마이클 잭슨이 어느새 아이들을 키우는 50대 중년 남성이 됐지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아직 우리에게 젊고 신선한 ‘영원한 오빠’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별이 빛나는 밤에 가수 자두, 내가 바로 국가대표 스포츠댄서 박지우, 우주미녀 메텔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가창력을 과시하며 무대를 빛냈다./ purplish@osen.co.kr
[사진]‘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