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이 시한부 선고를 받고 눈물 바다를 예고하고 있다. 벌써부터 가족 한명 한명 그녀의 시한부 선고를 알게 될 때마다 오열하고,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고두심 역시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분노도 했다가, 서러워도 했다가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는 등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리를 표현해내고 있다.
그녀가 오열할 때보다 더 가슴 아픈 장면은 오히려 차분히 주변을 정리할 때. 죽음을 모르고 있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없을 때을 대비해 하나씩 집안일을 가르치고, 맛있는 것을 더 많이 해먹이려 하고 있는 고두심.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 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는 애증 관계에 놓인 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얼마전 산옥(고두심)은 살 날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는다. 혼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지고, 이후로 자신의 고생했던 지난날을 뒤돌아보며 분노와 슬픔에 잠긴 나날을 보냈다.
이후 훈재(이상우)와 채리(조보아)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되고, 채리는 지방에 있는 형순(최태준)에게 이 사실을 알려 서울로 다시 오게 만든다. 24일 방송에서는 동출(김갑수)이 그 사실을 알게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동출은 최근 들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툭하면 화를 내는 산옥과 심하게 다툰다. 이후 혼자 찜질방에서 지내며 집에 안간다고 버틴다.
이를 안 훈재는 동출에게 산옥의 시한부 사실을 알렸고, 동출은 산옥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이날 산옥은 자신 없이 살 남편을 걱정하며 집안일을 하나하나 가르치는 모습을 보였다. 동출은 관심도 없는 세탁기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가 하면, 평소에 시키지도 않던 빨래 정리도 시켰다.
산옥은 "나 없을때 젊은 여자한테 새 장가 가라. 그리고 이런 거 할 줄 알면 젊은 부인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씁쓸하게 말했다. 동출은 무슨 소리 하냐고 펄쩍 뛰었지만, 산옥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또 산옥은 혜주(손여은)를 데려다가 반찬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음식 못하기로 유명한 혜주를 데려다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쳤고, 자신이 없을 때 가게를 운영할 사람으로 혜주를 점 찍은 듯 했다. 평소 무뚝하던 진애(유진)와도 살가운 분위기를 만들며 전에 없이 애틋해 했다. 그런가하면, 형순이 아르바이트 하는 가게 앞에서 몰래 막내 아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식구 몰래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산옥. 그 심정이 얼마나 외로울까. 나 없이 세탁기 하나 못 돌린 남편이 걱정되고, 아들 밥 걱정에 며느리에게 음식을 가르치는 산옥. 보면서 그 외로움이 전해져 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새드엔딩이 정해진 '부탁해요 엄마'. 산옥이 없는 자리에 가족들의 화목이 남길 기대해본다.
/ bonbon@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