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의 명연기로 인해 촬영 중 해프닝이 발생했다. 죽는 연기를 너무 리얼하게 했던 탓에 보고 있던 스태프가 달려 나오면서 촬영이 중단됐던 것. 방송에 앞서 공개된 이 일화에 도대체 어떤 연기였기에 그런 오해를 빚은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바. 해당 장면이 베일을 벗었고, 역시 명불허전 연기력에 시청자들은 엄지를 추켜올렸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KBS 1TV ‘장영실’에서는 장영실(송일국 분)이 역모죄로 몰려 죽을 위기에 처한 장면이 그려졌다. 장영실은 유성우를 예측할 수 있었고, 이천(김도현 분)과 세자(김상경 분) 등은 장영실이 훗날 조선의 인재가 될 것이라고 그를 보호하려고 나섰다. 태종(김영철 분)은 그가 유성우가 내린다고 예측한 시간까지 사형 집행을 미뤘다.
그러나 하늘은 쉽게 장영실을 도와주지 않았다. 약속한 오경이 됐고 먹구름 때문에 하늘이 보이지 않았던 것. 이로 인해 장영실은 다시 사형대에 오르게 됐다.
이때 송일국의 명연기가 빛난 장면이 탄생했다. 송일국은 밧줄에 목을 맨 상태로 극중 장영실이 겪었을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화면을 통해 보는 사람도 함께 숨이 턱턱 막히는 연기였으니 현장에서 지켜보던 스태프가 뛰어 들어갔다던 상황이 이해가는 상황이었다. 배우라면 누구나 화면에 늘 멋진 모습이 나오고 싶겠지만, 송일국에게는 그보다 캐릭터의 상황과 심경을 실감나게 전하기 위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돋보였다.
특히 극중 장영실은 이제 막 자신의 꿈을 찾아 펼치기 시작하는 단계. 때문에 대사 하나하나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설렘이 묻어났다. 지금까지 무게감 있는 말투와 눈빛으로 브라운관을 점령하던 송일국이 청년 장영실을 만나 그의 풋풋한 열정을 연기하는 것이 신선해 보였다.
앞으로 ‘장영실’에서는 노비라는 신분의 한계에 부딪쳐 꿈을 잃을 뻔 했던 장영실이 자신의 나라 조선과 군주 세종을 받아들이면서 성장하는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다. 그 시작으로 장영실은 조선의 하늘 그 중심을 찾아냈고, 무대를 넓혀 명나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우주의 만물을 연구하려고 했던 장영실의 열정이 송일국의 연기로 안방에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한편 ‘장영실’은 유교만이 세계의 질서로 여겨지던 시대에 천출로 태어나 평생을 노비로 살 뻔했으나, 궁에 들어가 15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를 만들어 내는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장영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