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코믹첩보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첫 방송에서는 캐릭터의 과거와 인물소개를 자세히 파고들었다면, 본격적으로 복수를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베일을 벗은 ‘동네의 영웅’ 속 악의 실체는 생각보다 거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캐릭터들이 처한 현실도 가볍게 넘기기엔 현실과 맞닿은 것들이 많아 아프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OCN 주말드라마 ‘동네의 영웅’에서는 시윤(박시후 분)이 복수를 위해 ‘Bar 이웃’을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시윤은 전직 비밀요원으로 3년 전 동료를 잃은 슬픔을 갖고 있다. 이후 명령 불복종으로 인해 감옥에 갇혔고, 마음속에는 복수심을 키워가고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경계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Bar 이웃’을 운영하고 헐렁한 척을 했다. 복수를 위해서 아직은 모르는 게 많았다.
주말 늦은 밤 방송되는 만큼 일주일을 가볍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드라마는 곳곳에 위트가 묻어났다.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정연(유리 분)을 둘러싼 에피소드가 주로 그 주인공이 됐다. 시윤을 상대로 첩보 액션물을 상상한 것은 그 중 하나다. 상상 속 정연은 시윤과 탱고를 추고, 시윤에게 발차기를 날리고, 그에게서 정보를 얻어냈다. 또한 정연은 건달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그림자의 정체를 시윤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찬규(이수혁 분)로 오해하기 시작했다.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로맨스를 예고했다.
모든 일들은 연관돼 있었다. 단순히 정연을 괴롭혔던 건달들의 가장 위에는 윤상민(윤태영 분)이 있었다. 그는 동네를 한류 코어몰로 만들기 위해 세입자를 모두 밀어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 시윤은 현재 정연을 구해준 단순한 ‘동네’의 영웅이 된 상황. 실체가 예상보다 더 컸던 만큼 시윤 역시 추후 더 넓은 세상에서의 영웅이 될 것이 예상된다.
반면 찬규를 둘러싼 에피소드는 최근 조명되고 있는 청춘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취업준비생으로 경찰 시험에 도전하고 있지만 번번이 낙방하고 있는 상황. 특히 아무 것도 모른 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찬규가 살인 사건에 충격을 받고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요즘 애들은 금방 그만 둔다”는 임태호(조성하 분)의 훈계와, 시험에 떨어진 후 “경찰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두루두루 보는 거다”며 애써 아버지에게 전하는 찬규의 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그와 생계형 경찰인 임태호를 이용해 박선후(안석환 분)이 의문스러운 임무를 실행하고 있어 위기가 예고됐다.
한편 ‘동네의 영웅’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후배를 위해 복수를 준비하는 전직 비밀요원이 우리 동네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사진] '동네의 영웅'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