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방송 3주만에 시청률 6%대를 훌쩍 넘기며, tvN 월화극으로서는 전무후무한 결과물을 일궈내, 역대 최고시청률을 경신했으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동명의 원작웹툰(작가 순끼) 인기, 이윤정 PD의 섬세한 연출, 반(半) 사전제작 시스템을 차용한 제작 환경 등이 드라마 인기견인을 주도했다. 또한 2D를 3D로 그대로 부활시킨 배우들의 호연도 한 몫 톡톡히 해냈다. 그 중심에는 '유정 선배'와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배우 박해진이 있었다.
국내외를 오가며, 작품과 예능, 화보와 CF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해진은 예상보다 더 뜨겁게 쏟아진 '치즈인더트랩'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시간을 쪼개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연탄배달 봉사활동 이후 3개월 만의 만남이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기대 이상의 흥행에 대한 축하와 더불어 작품 흥행 원인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오고 갔다. 최근 연예 관계자들이 만나면 가장 '핫'한 게 바로 이 '치즈인더트랩' 관련 이야기다. 월·화요일, 그것도 밤 11시 방영되는 케이블 드라마가 시청률 6%를 넘겼으니 그럴 만도 하다. 박해진 스스로는 이를 '우연'이라며, 겸손한 모습이었다.
"이른바 '치어머니'라고 불렸던 '치즈인더트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내비쳤던 네티즌들의 의견을 제작진이 아예 무시하지도 않고, 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게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방학 시즌에 방송을 했고, 추운 겨울 날씨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요? 또 '어디 한 번 해봐'라고 기다렸던 이들도, 정작 방송 후에 '괜찮네'라고 마음을 돌린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앞서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무려 20%에 육박한 시청률로 종영했으며, 후속으로 방영된 '시그널' 역시 시청률 6%로 화려한 스타트를 끊었다. '응팔', '시그널', 그리고 '치즈인더트랩'은 '지상파 부럽지 않은 케이블 드라마'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은 그 느낌부터가 달라요. 지상파 대본 회차를 보면 힘이 들어간 신과 빼내야할 신들이 적절하게 나뉘어 있거든요. 매 장면에서 힘을 주면 시청자가 피곤해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케이블은 반대다. 매 신(scene)을 긴장해야 해요. 잠깐 시계를 보는 정도의 틈만 생기면, 채널이 바로 돌아갈 수가 있거든요. 전 드라마를 보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기준이, '도중에 시계를 몇 번이나 봤냐' 라는 거에요."
물론 '치즈인더트랩'의 가장 큰 인기요인이 박해진이라는 배우와 그가 연기하는 '유정 선배'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주변 남자들이 유정이 왜 인기 있는지를 의아해 한다'는 말를 건네자자 박해진은 "내가 여자라면 싫을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연기를 하면서 설(김고은)이랑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내가 여자라면 싫을 것 같다'고요.(웃음) 설이도 나랑 비슷한 생각이었어요. 카페에서 음료를 2개 시켜서 하나를 건네거나, CCTV를 보러 가기로 해놓고 같이 가지 않는 모습이나…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게 무슨 코드인 줄은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선호하는 남성상은 아니에요."
웹툰이 드라마로 옮겨지면서 유정이라는 캐릭터가 다소 변화한 부분도 있다. 웹툰 소재나 장면, 대사를 있는 그대로 인용한 부분도 있고, 덜어내거나 새롭게 추가한 부분도 있다. 어쨌든 섬뜩함과 달달함을 오가는 게 포인트다.
"섬뜩함과 달달함의 경계가 미묘해요. 낭떠러지에서 줄타기를 하는 기분 같다고 할까요. 잘못해서 선을 넘으면 '돌+아이'가 되고, 못 미치면 설레임이 떨어져요. 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연기했던 이정문이 분명하게 날이 선 캐릭터라면, '치즈인더트랩'의 유정은 양면을 가진 인물이에요. 수시로 옷을 뒤바꿔 입는 데, 이질감이 느껴지면 않아야 해요. 연기하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 gato@osen.co.kr
[사진] WM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