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대작에는 어김없이 영화음악 명장의 선율이 흐른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원제 – The Revenant)”, “헤이트풀8(원제 - The Hateful Eight)”. 지금 전국 주요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는 이 세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세 영화 모두 3시간 또는 3시간에 육박하는 긴 러닝 타임으로 상영되고 있는 대작이란 것, 그리고 꽤 오랜 기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운드트랙을 만들어내며 거장 또는 명장의 반열에 오른 당대 영화음악 감독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탈리아가 낳은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은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의 최신 작 “헤이트풀8” 사운드트랙 앨범을 발표했고, 일본이 자랑하는 아티스트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혼신을 다한 작품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영화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끝으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써 900만 흥행 신기록을 경신한 “내부자들”과 감독 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서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영화음악가 하면 떠올리게 되는 조영욱감독을 만나게 된다.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열혈 팬으로도 널리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감독은 이미 자신의 주요 전작 “킬 빌”과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오마주의 의미로 모리꼬네감독의 원작들을 사용한 바 있다. 관객들은 물론 우리 영화인 중에도 열혈 마니아들이 많은 쿠엔틴 타란티노감독과 ‘영화음악’하면 바로 떠올리게 되는 ‘우리시대의 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조우는 전세계적인 화제거리일 수 밖에 없었다.
87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흐르는 주요 스코어 곡들을 직접 만들며 노익장을 과시한 엔니오 모니꼬네감독. 거장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헤이트풀8” OST는 제 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The Golden Globe Awards)” 음악상(Original Score)” 부문 수상을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
한편 미국 현지시간으로 2월 28일(일) 밤에 개최될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생애 처음으로 엔니오 모리꼬네감독에게 “음악상” 트로피가 주어질지 주요 부문 못지 않은 초미의 관심사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12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국내에서도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지켜볼 수 있는 작품으로 오스카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던 그에게 올해는 행운의 여신을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데, 전초전격인 “골든 글로브 시상식 –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움켜 쥔 디카프리오의 아카데미상 수상가능성은 어느 해보다 높은 편이다.
또한 지난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버드맨”으로 작품상, 감독상을 품에 안았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alez Inarritu)에게 2년 연속 동일 부문 수상의 영예가 이어질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인데, 이미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의 영예가 이어진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156분에 이르는 대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를 완벽하게 해석, ‘영화음악의 정수’를 들려준 프로듀서 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시상식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점은 가장 아쉽고 애석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우리영화로 2015년 연말과 2016년 연초를 강타하고 있는 “내부자들”은 흥행 열풍을 일으킨 최고의 화제작이다.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 충무로 대표배우들의 명품연기와 그에 못지 않은 여러 조연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배가시켜 관객몰이로 이어졌다.
특히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조영욱 음악감독은 계속해서 완벽한 호흡을 맞춰 온 3명의 작곡가들과 함께 사운드트랙킹스(The Soundtrackings)란 팀으로 “뷰티 인사이드”와 “대호”에 이어 “내부자들”의 OST를 발표하며 또 하나의 ‘명품 영화음악’을 탄생시켰다.
“내부자들” OST에는 주인공 안상구(이병헌 역)과 우장훈 검사(조승우 역)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담은 스코어 곡들인 ‘안상구‘와 ‘우검사’를 비롯,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을 통해 안상구와 이강재(백윤식 역)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는 곡인 ‘지난 시절’ 등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 씬을 배경음악으로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정교함과 완벽함이 깃든 24곡이 등장한다.
오늘 소개한 세 작품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헤이트풀8”을 보면서 영화 속 음악도 세심하게 들은 후, 후한 점수를 준 분들이라면 이런 문장이 바로 떠오르지 않을까?
- ‘좋은 영화에는 늘 좋은 음악이 존재한다’ -/mcgwire@osen.co.kr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
<사진> '내부자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