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방송인 이경규가 라디오에 출연해 실시간으로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반성하고 사죄했다. 과거 자신의 ‘버럭’ 캐릭터에 상처 입은 이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과한 것. 이런 과정에서 묘한 웃음이 터져 나와 재미를 더했다.
특히 이경규는 친분이 두터운 박명수의 깐족거림에 당황하고 어색해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생방송인데다가 실시간 소통이라는 환경에 잘 적응 하지 못하는 모습도 인상적. 방송 40년 경력에 달하는 예능 대부의 이 같은 모습은 귀한 볼거리였다.
이경규는 25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했다. 그는 ‘나를 돌아봐’에서 박명수의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는 상황. 방송의 일부로 이날 라디오를 함께 하게 된 것.
박명수는 “이경규 씨가 출연하셨다. 선배이기 이전에 제 매니저로 나와 계시다. 저를 계속 관찰하시면서 배우고 계시다. 방송경력 약 40년 가까이 됐을 것”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어색한 모습을 보이던 이경규는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 어색한 모습들이 이어졌다. 이경규는 이행시 진행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박명수는 이 모습이 재밌다는 듯 깐족거렸다.
2부 순서에서는 본격적으로 이경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펼쳐졌다. 이날 박명수는 이경규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사연을 받아 전화연결을 했고, 이경규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사연들을 보며 “이런 방송은 처음이다. 어떤 연예인도 이렇게 하면 안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청취자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이경규 씨를 만났는데 사인을 해달라고 했더니 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인회 갔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노려봐서 그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사인회에서 화장실에 잠깐 다녀온다고 하더니 돌아오지 않았다’는 등의 사연이 이어졌고 이경규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0511님 어린 마음에 상처 많이 받으셨죠? 그러니까 축구하는데 왜 들어와! 제가 그 상처 웃음으로 닦아드리겠습니다” 등의 말로 사과를 전했다.
이경규는 이내 분위기에 적응을 했고, 입담이 살아났다. 그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사연도 읽으며 셀프디스를 하기도 했고, 박명수의 사연을 돌발적으로 읽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경규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 성격이다. 누가 왜 안 웃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귀에 대고 이야기 했다. ‘넌 혼자 있을 때 웃니’. 상처를 드린 부분들 정말 석고대죄한다”고 사과했다.
박명수는 “정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경규는 “나를 파헤치는 시간 같았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매주 월~일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박명수의 라디오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