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도 폈고, 웃음꽃도 폈다.
이렇게 솔직한 게스트가 있었나. 박나래는 숨김없이, 그리고 정리도 없이 절찬 영업 중인 ‘나래바’ 냉장고를 스튜디오에 그대로 옮겨왔다. 비록 비위생적인 부분(곰팡이)이 낱낱이 까발려졌지만, 대세 개그우먼답게 역대급 웃음을 선사하면서 매상을 확실하게 올렸다. ‘나래바’에 손님이 끊길 일은 없을 것 같다.
소문난 ‘나래바’에 먹을 것 많았다. 셰프들은 음식을, 박나래는 프로그램을 요리했다. 빵빵 터지는 입담은 물론 적재적소에 상황극까지 섞어가며 물오른 예능감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덕분에 지난 25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역대 손에 꼽을만한 ‘꿀잼’방송이 됐다.
이날 방송은 지난주에 이어 셰프군단이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우먼 박나래의 냉장고 속 식재료로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박나래는 최근 ‘나래바’의 근황부터 보고했다. 그는 “새벽 시간까지 문 여는 곳이 많지가 않다. 술을 마시면 응당 눕고 싶다. 편안하게 술집처럼 꾸며놓기 때문에 ‘나래바’에 많이들 만족하신다. 지금은 확장 이전해서 펍 느낌이다. 과거 태국 포차 느낌에서 업그레이드 됐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냉장고에는 다양한 주류와 안주 재료들이 빼곡했다. 심지어 캔맥주를 크림맥주로 만들어주는 기계까지 확보해 놨을 정도. 술안주로 쓰다 남은 재료들도 눈에 띠었는데, 상해서 악취가 나는 돼지 껍데기와 뚜껑 부분에 곰팡이가 핀 잼이 있어 출연진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진짜 숨김없이 가감없이 자신의 냉장고를 공개한 것. MC들과 셰프들은 이런 게스트는 처음이라고 난감해하면서도 꽤 반가워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셰프들에게 주문한 요리 역시 나래바 주방 이모다웠다. 그가 제시한 요리 주제는 ‘만취한 이모도 만들 수 있는 안주’, 또 ‘만취한 이모도 살 빠지는 해장 요리’였다. 박나래는 “내일이 없을 듯한 맛의 끝을 보여 달라”며 자극적인 음식을 대놓고 부탁해 웃음을 더했다.
부족한 재료로도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는 셰프들의 능력도 놀라웠지만,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박나래의 리액션과 표현력. 그는 최현석 셰프의 요리를 맛보고는 “장기와 내 간이 스프와 사랑에 빠졌다. 온화해졌다”며 “완자는 너무 부드럽다. 키스하는 느낌이다. 남자친구와 술로 지샜는데 내 얼굴이 예쁠랑 말랑 할 때 주면 좋을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스프를 입술에 묻혀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또한 경연에서 이긴 셰프에게는 축하의 의미로 자신과 함께 섹시 댄스를 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특별함을 더하기도. 이날 1승을 거둔 샘킴과 김풍은 이 벌칙 같은 기회를 잡아 박나래와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한편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로 매주 월요일 9시 30분에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사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