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강준(23)에 대한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팬들의 연기 칭찬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미 촬영이 끝난 대본을 다시 읽으며 다음 촬영을 위한 감정선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이 성실한 배우는 원작 팬들의 날선 시선을 뚫고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순항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강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치인트’ 촬영 전 일부 원작 팬들의 우려를 샀던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방송 전에는 악플(악성댓글)도 많았는데 요즘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라면서 “저에 대한 악플도 있었고 작품에 대한 것도 있어서 걱정이 많았다. ‘화정’ 출연 때 악플이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많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서강준은 MBC ‘화정’을 통해 사극 연기에 도전했는데, 초반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중반 이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화정' 때보다 발전을 한 것 같다”라면서 “제가 연기를 잘 한다는 건 모르겠다. 다른 선배님들 작품도 많이 보고 하는데 제가 연기를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화정' 때보다는 발전을 해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치인트’는 사전 제작 드라마다. 드라마 촬영이 상당히 여유롭게 진행이 됐고, 서강준 역시 작품과 연기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 그는 이미 촬영을 마친 부분을 다시 읽고 연기에 들어간다. 만약에 6부 촬영을 진행한다면, 1부부터 6부까지 다시 대본을 읽고 자신이 연기했던 백인호의 감정이 흐트러지지 않게 준비를 한다. 촬영을 하기 전에 이미 촬영을 한 자신의 대사를 다시 읽으려면 6시간 넘게 걸린다고.
서강준은 “제가 6부를 찍어야 한다고 한다면, 일단 생각을 다 비우고 다시 1부부터 6부까지만 본다”라면서 “그리고 연기에 들어가면 (이미 알고 있는) 뒷내용은 생각이 잘 안 난다. 이게 사전제작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하나하나 다 읽으려면 6시간 넘게 걸린다. 매번 모두 다 읽진 않고 제 것만이라도 다 읽으면서 인호가 이렇게 지내왔구나 읽어가면서 촬영을 한다”라고 말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성실한 노력이 있었기에 ‘치인트’에서 불량스러운 듯 보이나 마음은 따뜻해서 멋있는 인호를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서강준은 2013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해, 웹 드라마인 ‘방과 후 복불복’을 통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수상한 가정부’, ‘하늘재 살인사건’, ‘앙큼한 돌싱녀’, ‘가족끼리 왜이래’, ‘화정’ 등에 이어 이번에 ‘치인트’라는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워낙 원작이 큰 인기를 누렸던 탓에 드라마화 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시끄러웠던 이 작품은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호평 속에 서강준 역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연기에 대한 욕심으로 한 장면 한 장면 몰입해서 연기하는 서강준의 노력, 그리고 좀 더 큰 그림을 보며 촬영을 할 수 있는 사전 제작 드라마의 여유로운 환경이 한 몫을 했다.
서강준은 “사전 제작 드라마가 정말 좋더라”라면서 “촬영 할 때도 제가 ‘다시 한 번 가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쪽대본이 나오거나 너무 급박한 환경은 제가 신인이다 보니까 그런 얘기하기 힘들다”라면서 “그런데 이번 드라마는 찍다가 마음에 안 들면 ‘감독님 다시 한 번만 할게요’라고 말씀드릴 수 있으니까 저한테는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좀 못했더라도 이번 작품은 후회는 별로 남지 않을 작품일 것 같다”라고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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