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복불복 게임’이나 ‘야외 취침’과 같은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와 같은 코너들이다. 그리고 이를 더욱 재미있게 양념을 더하는 것은 게스트들이다. 멤버들의 아침 기상을 돕는 ‘모닝 앤젤’부터 1박 2일 동안 함께 하는 특별 출연자까지 그 종류는 다양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숨겨왔던 예능감과 입담을 뽐내고 돌아간다는 점은 똑같다.
특히 이번 시즌에 출연한 김숙, 장동민, 추신수 등은 어색함 없이 원래 멤버인양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으로 ‘1박2일’의 찰떡같은 게스트 선정에 감탄하게 만들었다. 물론 ‘1박2일’의 일등공신은 프로그램을 이끄는 다섯 멤버들이지만, 게스트의 출연은 신선함과 더불어 색다른 재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작 멤버들이나 유호진 PD는 게스트 섭외에 관한 문을 활짝 열어 놨다. 가수나 배우, 심지어 해외 스타도 언제나 환영하고 포용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 이에 유PD로부터 게스트 섭외나 촬영 비하인드에 관한 모든 것을 물어봤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다면 누군가.
“최근에 출연한 수찬이, 태은이가 기억에 남아요. 언급하고 싶은 건 추신수 선수고요. 대단한 예능감을 가지고 뭐든 적극적이에요. 자기 분야에서 그 정도 성취를 했으면 예능에서 편하게 하고 멤버들에게 의지하거나 우아하게 있다가 가도 되는데, 자처해서 막내 역할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분장도 거리낌 없이 운동할 때 ‘인간 추신수가 진국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성공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뭐든지 대충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했어요. ‘1박2일’ 녹화 끝나고 오후에 바로 서울에서 화보 촬영이 있다고 얼핏 들어서 벌칙 안 받아도 된다고 했는데 당연히 하고 가는 게 맞다고 말하더라고요. 사소한 것도 원칙대로 하고 즐거워하고 멋있는 남자에요.”
-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는 누구인가.
“자랑 같아서 조심스럽지만 저희 프로그램에 한 번 나오신 분들은 또 나오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추신수 씨나 추성훈, 김동현 씨도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했어요. 봄에 ‘여사친 특집’ 할 때 여자 배우들이나 개그우먼들도 나오고 싶다고 하고. 스쳐갔던 사람들은 또 나오고 싶어 해요. 이미 한 번 다녀간 사람들과 조금 다른 콘셉트의 여행을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여름에 나왔었다면 겨울에 다시 여행을 떠난다던지, 혹독하게 만났으면 약간 편하고 재밌게 한다던지. 물론 그들의 사정도 고려해야겠지만 콘셉트를 바꿔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 멤버들이 매번 한효주를 언급하는데 출연 가능성은 없나.
“계속 타진해 볼 생각이에요. 서로 시기가 맞으면 하겠지만, 갑자기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언젠가 한 번은 꼭 만나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면 멤버들이 또 기대하려나(웃음). 한효주 씨는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멤버들은 여자 게스트라면 다 좋아할 거예요. 요즘엔 트와이스 쯔위를 많이 얘기하더라고요. 공식입장은 아니에요(웃음). 저는 비스트를 좋아해요. ‘승승장구’를 할 적에 기광이랑 인연도 있고, 방송에서 보면 재밌는 친구에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게스트로 모시고 싶어요(웃음). 박보검은 시상식 때 만났는데 좋은 청년이더라고요. 새 멤버로 출연 언급한 뒤로 소식이 없어요. 멤버들도 겉으로는 좋아한다고 했지만 아마 남자라서 관심이 없는 거예요.”
- 수찬·태은의 출연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섭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은 아이들에 대해 예전부터 궁금했어요. 태현이 형이 정말 가정적인 분이거든요. 촬영장에서 영상 통화하면서 ‘아빠 잘 있어. 밥 먹었니’라고 물어보고, 현장에서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그 자상함이 보이니까 아이들이랑 있으면 어떨까 궁금했어요. 배우나 영화인이 아닌 차태현 본인을 담는데 중요한 창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죠. 두 번째 계기는 저희 멤버들은 되게 재치 있는 사람들이라서 할머니가 옆에 있을 때랑 청년, 여자가 옆에 있을 때랑 카멜레온처럼 매력이 바뀌는데, 아이들 옆에 있었던 적이 없었어요. 귀찮아할지 아니면 동심으로 돌아갈지, 자상해질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동안 못 봤던 인간적인 매력을 보고 싶었다고 할까요. 자연인 차태현과 아이들 옆에 있는 삼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개념으로 출발한 거죠. 사실 수찬이, 태은이가 이렇게 잘 해줄 거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기획 할 때는 아이들이 얌전히 있으면 분량을 뽑을 수 있도록 구성을 갖고 갔었는데, 그걸 할 필요가 없게 됐어요. 삼촌들이 아이들을 챙기는 모습만으로도 분량을 뽑아서 결과적으로는 잘 된 거죠.”
- 수찬·태은이 앞으로도 출연할 가능성이 있나.
“안면 텄으니까 종종 출연할 수도 있겠죠? 수찬이는 아빠가 촬영가려고 하면 ‘나도 가면 안 되냐’고 물어본대요. 2박3일 가면 안 되냐고 해서 아빠를 두렵게 만드는 거죠(웃음). 삼촌이랑 헤어지는 것도 아쉬워했었어요. 방송에는 안 나갔는데 수찬이가 전날 밤에 안 자려고 해서 스태프들이 눈밭에서 기다렸거든요. 그래서 내일 촬영해야 되는데 왜 안 자냐고 했더니 ‘내일 아침에도 노는 거였어? 마지막인줄 알고 그랬잖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재미있었나 봐요. 다시 놀러올 일이 있을 거예요. 어렴풋한 생각이지만 수찬이가 여름 방학을 하면 또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성장해 있을 거고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질 거고. 올해도 무리 없이 방송을 잘 하고 있다면 생각해 봄직 하죠.“
- 아이들과 가장 ‘케미’가 터진 멤버는 누구인가.
“아빠를 제외하고 가장 성실하게 친밀하게 노력했던 분은 데프콘 씨에요. 계속 놀아주고 말도 많이 걸고 늘 옆에 붙어 있으려고 했어요. 아이들을 제일 좋아했던 분은 김준호 씨. 워낙 친근하고 익살스러우시잖아요. 예를 들어, 숨바꼭질 할 때 아이들한테 누구랑 하고 싶냐고 하면 준호 삼촌이라고 했어요. 준영이는 특이한 게 막내라서 제 멋대로 같고 무슨 생각 하는지 알 수 없고 차가울 것 같은데 전혀 아니에요. 다른 멤버들이 수찬이를 아이로 대한다면, 준영이는 오히려 틱틱거린다. 고구마를 굽는다고 하면 데프콘은 ‘구워봤어?’라고 눈높이를 맞추는데, 준영이는 ‘이렇게 해봐’, ‘그렇게 했으니까 잘 알겠지’라고 친구한테 얘기하듯이 동등한 사람이라는 화법을 써요. 확실히 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가 보기 좋았어요. 아이를 인격으로 대해서는. 매력적인 사람이죠. 나중에 아빠가 된다면 차태현 같은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종민 씨는 애들이 치대고 옆에 붙어 있으려고 했어요. 바보 삼촌이라고 불렀는데 제일 편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종민 씨가 얘기하면 귀 기울이고, 거리감 없이 잘 따랐어요. 모두가 다 좋았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집에 가지 가고 싶지 않다고 했겠죠. 뽀뽀도 해주고. 가족 같았어요.” / jsy901104@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