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모습을 보고 묘한 기시감을 느꼈을 것이다.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김희찬이 극 중 누나 김고은을 들었다 놨다 하는 까불까불 남동생 홍준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홍준(김희찬 분)은 지난 19일 ‘치인트’에 첫 등장했다. 누나 홍설(김고은 분)이 만취해 유정의 머리에 토했다는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늘어 놓는가 하면, 온 가족이 입을 모아 정신 좀 차리라고 말하는데도 놀러만 다닌다. 이사짐 싸는 것 좀 도우라니 “내가 누나 짐 싸는 걸 어떻게 아냐”며 이죽댄다. 가끔 얄미워서 몸서리가 쳐지는 ‘현실 남동생’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홍준에게는 미워할 수만은 없는 매력이 있다. 취한 홍설을 데리고 있는 유정(박해진 분)과 백인호(서강준 분)에게 물병을 던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속옷 도둑에게 밀쳐져 계단을 구른 홍설의 안부를 가장 먼저 물었다. 철은 없지만 누나 일이라면 금세 흥분해서 달려든다.
‘치인트’ 남자 캐릭터들과의 조합도 남다르다. 첫인상이 차가운 유정과 백인호에게도 특유의 넉살로 순식간에 다가섰다. 특히 백인호와는 근 십 년은 알고 지낸 듯한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홍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팔짱과 어깨동무 같은 스킨십도 친형제처럼 자연스러운 백인호와 홍준이었다. 학교 안 귀여움을 권은택(남주혁 분)이 담당한다면, 학교 밖의 깜찍함은 홍준이 도맡는다.
이처럼 밉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홍준이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를 연기한 배우 김희찬에게 있다. KBS 2TV ‘프로듀사’ 속 탁예진(공효진 분)의 동생인 탁예준 역을 맡아 남동생 역으로는 이미 실력을 입증받았다. 또 tvN ‘두 번째 스무살’에서 차현석(이상윤 분)의 아역을 연기하며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었다. 홍준 만의 상큼함과 능청스러움을 소화하기에 적격이었다.
김희찬은 비록 천방지축이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누나를 제일 먼저 챙길 줄 아는, 가장 현실적 남동생 홍준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집안의 예쁨을 독차지하면서 자라 누구보다 애교 많고 귀여운 홍준이 김희찬의 연기를 통해 ‘치인트’의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치인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