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지 무려 2달이 훌쩍 넘었다. 빠르게 대세가 변하고 금방 식는 양은냄비 같은 시대에서 극장가라고 별 도리가 있겠냐만, 이런 빠른 속성을 빛나가는 영화가 있다. 폭발적으로 끓어올라 그 열기를 돌솥처럼 이어가는 ‘내부자들’이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권력자들의 비리를 파헤쳐 통쾌한 복수를 펼치는 내용이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을 비롯해 이경영, 김홍파, 이엘, 정만식, 김의성, 조우진 등 배우들의 호연이 박수를 받았다. 이병헌은 이 영화로 다수의 명대사와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유행어도 남겼다.
탄탄한 원작에 배우들의 호연이 뒷받침되니 흥행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내부자들’은 지난 11월 19일 공식 개봉해 본편으로만 700만 관객을 넘기는 흥행을 이끌었다. 이어 개봉한 감독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마침내 26일 오전 200만 관객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합쳐서 900만이 훌쩍 넘는 수치다.
이처럼 이 영화의 흥행 스코어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청소년관람불가영화(이하 청불영화)의 역사를 전부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낮은 등급을 받을수록 폭넓은 관객층을 끌어올 수 있어 흥행에 유리한 것이 사실. 그러나 ‘내부자들’은 청불 영화의 핸디캡을 이겨내고 거침없이 역대 청불 영화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어떤 핸디캡도 콘텐츠의 힘 앞에선 한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내부자들’ 이전까지 역대 최다관객동원 청불 영화는 지난 2001년 ‘친구’의 비공식 기록인 818만 1377명이다. ‘내부자들’로 하여금 15년 만에 신기록이 깨졌다.
앞서 ‘내부자들’은 역대 청불 영화 최단기간 100만, 200만, 300만, 400만, 500만, 600만, 700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은 물론, 감독판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여기에 청불 영화 통합 관객수 900만 돌파 기록과 감독판 최초 200만 관객 돌파 기록까지 합쳐지면서 ‘내부자들’이 쌓아올린 성과는 기록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15년 만에 한국 영화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내부자들’을 뛰어넘을 기록은 또 한동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내부자들' 감독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