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의 가치를 증명하기에는 단 세 장면만으로도 충분했다.
김준수는 26일 오후 진행된 뮤지컬 '드라큘라'(연출 데이빗 스완) 프레스콜에 참석,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면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초연 당시 '샤큘'이라 불리며 마성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김준수는 빨간머리를 하고 무대에 올라 모든 것을 쏟아냈다. 김준수가 곧 드라큘라 그 자체였다.
'드라큘라'는 주인공 드라큘라의 시간을 초월한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로,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천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지난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세계 각국에서 사랑 받아왔으며, 국내 초연에서도 웅장하고 환상적인 무대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김준수와 박은석이 드라큘라 역, 임혜영이 드라큘라가 400년 동안 사랑한 여인 미나 역, 강홍석이 드라큘라를 쫓는 반헬싱 역에 캐스팅됐다. 특히 김준수는 지난 2014년 '드라큘라' 초연 당시 출연 회자 전석을 매진시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날 시연된 장면은 드라큘라가 미나를 쫓아 기차역으로 가 오래 전 사랑했던 엘리자벳사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왜 저주받은 뱀파이어로 살게 됐는지를 말해주는 신. 또 미나가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애절한 마음을 감추며 결국 병원에 입원한 조나단을 찾아가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이었다.
김준수는 탄탄한 실력으로 뮤지컬계에서도 워낙 뛰어난 배우로 자리 잡았다.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뮤지컬에 도전하지만 그 중 김준수는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해왔다. 그동안 '엘리자벳', '디셈버', '모차르트', '데스노트' 등에 참여해온 김준수의 매력은 '드라큘라'에서 폭발했다.
김준수는 기존의 드라큘라가 가지고 있는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를 벗어나 가슴 아픈 사연, 애절한 사연을 지닌 뱀파이어의 사랑을 표현해냈다.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흔들림 없는 가창력은 김준수가 가진 가장 큰 무기. 특히 슬픈 사연이 숨어 있는 듯한 김준수 특유의 애틋한 보컬과 더욱 탄탄해지고 있는 연기력, 그리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드라큘라를 표현하기에 최고의 조합이었다. 그야말로 드라큘라로서 대체 불가한 배우였다.
뿐만 아니라 미나 역의 임혜영과의 호흡도 좋았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잘 표현됐다. 김준수가 가진 마성의 매력, 임혜영과의 부드럽고 절절한 조화로움은 '드라큘라'의 흡입력과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3일 개막해 내달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seon@osen.co.kr
[사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