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유독 여성 연예인들에게 ‘악플’이 많이 따라다니면서 ‘여적여’라는 줄임말까지 등장했다. 이에 여심을 장악하는 것이 걸그룹들의 특급 미션이 되고 있는 것. 여성 팬들을 확보할 경우 좀 더 크고 탄탄한 팬덤을 만들 수 있는데다가, 호감 이미지를 구축하기가 수월하기에 최근 걸그룹들의 표적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 돼 가고 있는 분위기다.
섹시를 지향하는 걸그룹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상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타겟층을 남성보다는 여성에 맞추면서 섹시가 아닌 다른 매력들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 ‘섹시’ 콘셉트의 경우 이미지 소비가 심하다는 문제도 있어 활동 기간을 장기적으로 보는 팀들이 쉽게 꺼내들지 않는 카드가 됐다.
여성 팬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은 단독콘서트와 앨범 판매량이다. 확실히 걸그룹은 보이그룹에 비해 여성 팬덤이 약한 편. 대중성도 확보했고 음원도 잘 나가는데 콘서트 한번 하기가 어렵고, 앨범이 덜 팔리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보이그룹들도 수차례 단독콘서트를 개최하고 아시아투어까지 도는데, 대중성을 갖춘 걸그룹들이 콘서트를 개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에 걸그룹들이 여심 사냥에 나섰다. 방법이 각양각색이다.
#걸크러쉬: 2NE1, 씨스타, EXID, 포미닛, 소나무..“여자가 봐도 멋있어”
강한 여성의 느낌을 강조하는 팀들이다. 여자가 봐도 멋있어서 ‘걸크러쉬’를 유발하는 이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월등한 시력을 갖췄고, 강한 카리스마와 파워풀한 댄스 등이 주 무기인 팀들이다. EXID와 같이 예쁘려고 노력하기보다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호감을 사는 팀들도 포함된다.
걸크러쉬의 원조격인 2NE1은 걸그룹임에도 국내는 월드 투어 콘서트까지 돌며 팬덤을 집결 시키는 저력이 있는 팀. 씨스타 역시 외모보다는 실력과 매력으로 호감을 사고 있는 그룹이다. 오는 2월 컴백을 앞두고 있는 포미닛은 섹시함보다는 파워풀하고 중독적인 퍼포먼스를 앞세워 사랑받고 있으며, 신인 걸그룹 소나무 또한 걸스힙합을 베이스로 여심을 공략하는 중이다.
#부정할 수 없는 미모: 소녀시대, 에이핑크, 트와이스, 베스티..“인정합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비주얼은 질투와 부러움을 넘어선다. 예쁜 미모에 실력까지 겸비했으니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동성이지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걸그룹들은 패션까지 선도하며 골고루 사랑받는 경우가 많다.
걸그룹 소녀시대가 대표적. 실력에 미모까지 겸비해 남성 팬들은 물론 여성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팀. 이들은 걸그룹 중 국내 걸그룹 중 최대 규모의 팬덤을 자랑한다. 단독 콘서트는 개최할 때마다 매진행렬이고, 일본에서는 돔투어까지 가능할 정도로 무서운 팬 동원력을 선보이기도.
에이핑크 역시 단단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활동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 투어까지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룹이다. 트와이스 역시 신인 그룹 중 독보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데 9명의 멤버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특히나 고무적이다. 베스티 또한 최고의 비주얼 그룹으로 꼽히며 실력까지 인정 받고 있어 전망이 밝은 팀이다.
#확실한 콘셉트: f(x), 마마무, 여자친구..“자꾸만 빠져드네”
콘셉트를 확실하게 가져가는 것도 팬덤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다. 마니아들로 형성된 팬덤은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기에 좀 더 단단하게 뭉치고 단결력이 강하다. 또렷한 색깔을 보여줌으로써 팬들을 중독 시키고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특징.
걸그룹 f(x)가 대표적인데 특유의 개성과 때로는 4차원스러운 느낌의 고퀄리티 음악과 콘셉트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팬덤을 강하게 유지해오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데 벌써 팬들의 기대가 치솟고 있는 중.
마마무와 여자친구 역시 또렷한 색깔로 사랑받는 팀. 마마무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팀인데, 어떤 노래를 불러도 자신들의 색깔로 소화해내는 능력이 대단하다. 이 같은 매력에 팬들이 빠져들고 있는 것. 지난해 데쥐한 여자친구 또한 ‘파워 청순’이라는 확실한 콘셉트와 학교 3부작 시리즈로 색깔을 또렷하게 내면서 사랑받고 있다. 지난 25일 발매한 신곡 ‘시간을 달려서’는 발매와 동시에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순위권을 휩쓸며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걸그룹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이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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