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나만의 독특한 매력이죠."
그룹 JYJ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인 김준수는 매우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가수로서 더없이 중요한 것이 음색이 가지고 있는 개성인데, 그런 면에서 김준수는 굉장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또 이 독특함 때문에 불리할 때도 있다. 특히 그가 활약 중인 뮤지컬 업계에서 김준수의 보컬톤은 완벽하게 이상적이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굴하지는 않았다. 김준수는 이 불리함을 이겨내고 그가 가지고 있는 개성 강한, 신비로운 목소리를 관객들을 설득했다. 지금은 최고의 뮤지컬배우로 평가받으면서 남다른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그다.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김준수는 넘버 한 곡만으로도 존재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배우로 성장했다.
김준수가 공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연출 데이빗 스완)는 그의 음색을 최고로 매력적으로 살려낸 작품이다. 신비로우면서도 무언가 슬픈 사연이 숨겨진 듯한 허스키 보이스. 김준수의 이 매력적인 보컬색은 빨간색 머리를 하고 있는 드라큘라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드라큘라'의 프레스콜에서 보여준 단 세 장면만으로도 김준수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졌다.
'드라큘라'는 주인공 드라큘라의 시간을 초월한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로,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천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지난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세계 각국에서 사랑 받아왔으며, 국내 초연에서도 웅장하고 환상적인 무대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김준수는 지난 2014년 '드라큘라' 초연 당시 출연 회자 전석을 매진시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김준수는 탄탄한 실력으로 뮤지컬계에서도 워낙 뛰어난 배우로 자리 잡았다.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뮤지컬에 도전하지만 그 중 김준수는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해왔다. 그동안 '엘리자벳', '디셈버', '모차르트', '데스노트' 등에 참여해온 김준수의 매력은 '드라큘라'에서 폭발했다.
김준수는 기존의 드라큘라가 가지고 있는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를 벗어나 가슴 아픈 사연, 애절한 사연을 지닌 뱀파이어의 사랑을 표현해냈다.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흔들림 없는 가창력은 김준수가 가진 가장 큰 무기. 특히 슬픈 사연이 숨어 있는 듯한 김준수 특유의 애틋한 보컬과 더욱 탄탄해지고 있는 연기력, 그리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드라큘라를 표현하기에 최고의 조합이었다. 그야말로 드라큘라로서 대체 불가한 배우였고, 확실히 흡입력 높은 드라큘라였다.
일부에서는 김준수의 독특한 목소리와 창법이 뮤지컬 공연에서는 방해가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김준수가 해낸 작품들 중에서 그의 신비로운 목소리는 방해 요소가 아닌 다른 배우들과의 확실한 차별화, 캐릭터의 개성이었다. 김준수도 자신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으로 관객들을 설득시키려고 노력하는 배우다.
김준수는 "사실 뮤지컬이란 게 정형화된 목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뮤지컬을 시작하기 전까지 배우들의 목소리를 봤을 때 상대적으로 독특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가수로서도 독특하다는 소리를 들어왔었다.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는 뮤지컬에서는 더 그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초반에 뮤지컬을 연습했을 때는 나 또한 약간의 성악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래서 갈팡질팡했었는데, '김준수만의 색으로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을 해낸다면 이게 매력이 될 수 있다. 굳이 따라하려고 하지 말아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또 김준수는 "처음에'모차르트'가 주연이 4명이었는데 나 또한 그렇게 따라 부르려고 한다면 캐스팅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지금은 자연스러워졌다. 너무 이질적인 감이 없는 선에서 내 색깔을 유지하면서 하자, 이걸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힘들지라도 그 선을 넘어간다면 나만의 독특한 매력이 된다고 생각했고, 믿었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뮤지컬을 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seon@osen.co.kr
[사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