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무림학교’는 시작부터 지난 2001년에 개봉한 영화 ‘화산고’와 비교 선상에 올랐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학원물에 본격 무협을 가미한 콘텐츠가 많지 않았던 터라 두 작품이 비교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무림학교’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림학교’는 방송 초반부터 저조한 시청률과 혹평에 시달렸다. 주인공 윤시우(이현우 분)와 왕치앙(홍빈 분)의 브로맨스 조합이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내홍도 있었다. 당초 20부작에서 16부작으로 조기종영을 확정짓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무림학교’가 6회 동안의 ‘발단’ 단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 전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화산고’와 ‘무림학교’가 지속적으로 비교되기는 했지만, 두 작품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억압적 현실을 ‘무협’이라는 가치로 전복하려 한다는 점과, 무협물 특유의 설정들은 매우 유사하다. ‘무림학교’가 아직 헷갈리거나, 이제 처음 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무협 학원물의 전설로 꼽히는 ‘화산고’를 떠올리며 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 이현우 vs 홍빈 : 권상우 vs 장혁
‘무림학교’ 윤시우와 왕치앙의 사이는 ‘화산고’ 속 송학림(권상우 분)과 김경수(장혁 분)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윤시우와 왕치앙이 좀 더 철이 없긴 하지만, 같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점이 닮았다. 내내 라이벌 관계였지만 수학(허준호 분)을 공통의 적으로 두게 된 두 사람은 무협의 세계에서 교감하게 된다. 윤시우와 왕치앙 역시 함께 마음을 나누며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알렉산더 : 김수로
‘화산고’의 장달춘(김수로 분)이 김경수와 송학림을 괴롭히듯, ‘무림학교’에는 엽정(알렉산더 분)이 윤시우와 왕치앙을 들볶는다. 장달춘이 화산고의 1인자와 검도부 주장 유채이(신민아 분)를 노린다면, 엽정은 출세와 부귀영화를 얻기 위해 무공을 연마한다. 그러나 장달춘이 수학에게 당한 후 김경수 편에 섰듯, 엽정 역시 ‘무림학교’ 속에서 곧 밝혀질 절대악을 만난다면 윤시우·왕치앙과 힘을 합칠 것으로 예상된다.
# 천의주 : 사비망록
‘무림학교’ 속 모든 사람들은 동경 혹은 탐욕 섞인 목소리로 천의주라는 보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천의주는 천하를 얻을 힘을 지닌 보석으로, 무림학교 속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것이 ‘화산고’의 사비망록이다. 이 역시 ‘이를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무림비서다. 극 중 인물들은 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8년 동안 코마 상태에 빠졌던 채윤(신성우 분)이 깨어났다. 그를 지킨 왕하오(이범수 분), 딸에게 무림학교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심봉산(이문식 분), 무림학교 교장 황무송(신현준 분) 사이에 얽힌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또 ‘화산고’ 수학과 같은 ‘무림학교’ 속의 진짜 악역은 누구였을지 궁금증이 쏠린다.
한편 ‘무림학교’는 매 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무림학교’ 방송화면 캡처, ‘화산고’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