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의 다른 모습을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로 운동을 하거나 고성으로 동생으로 제압하던 형님 강호동. 하지만 ‘마리와나’에서의 강호동은 좀 다르다. 이렇게 섬세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작은 동물들과 잘 논다. 강호동의 재발견이다.
‘마리와나’는 스타들이 ‘동물 위탁 서비스’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날 강호동은 강아지 비숑을 돌보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강호동은 의뢰인으로부터 비숑이 리코타치즈를 주식으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애 처음으로 리코타 치즈를 만든다. 강호동은 검색해 레시피를 외운 다음 우유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한 불로 요리한 탓에 우유는 바로 끓어넘치고, 치즈가 되기는 커녕 죽이 돼 난감한 상태가 됐다. 하지만 두 번째 다시 시도했고, 성공했다. 강호동은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 비숑에게 가져갔고, 비숑은 머뭇거리다 먹기 시작했다. 이 모습에 강호동은 환호성을 질렀다.
또 비숑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과자를 들고 “이거 먹을 사람?”이라고 외치며 비숑의 대답을 기다리는 귀여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은지원과 이재훈에게 비숑이 말을 한다고 황당한 이야기를 했고, 그들 앞에서 비숑의 묘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비숑은 강호동 앞에서 잘했던 앉기, 엎드리기를 잘 하지 못했다. 강호동은 자신의 말을 증명하겠다며 끝까지 버텨지만, 결국 비숑에게 외면을 당했다.
이날 강호동은 치즈를 만들며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했고, 비숑이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고 우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에너지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비숑에게 마음을 다바치는 모습은 웃음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강호동의 전혀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종편으로 진출해 처음으로 선택한 ‘마리와 나’. 강호동에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프로그램이었지만, 그런 기우를 극복하고 완벽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큰 활약하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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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리와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