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언프리티 랩스타2'의 디스전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만한 미션이었지만, 실제로 미션을 수행해야하는 래퍼들에게는 고역이었다. 면전에 두고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은 쉽지 않은 일.
헤이즈는 프로그램 안에서 키디비와 묘한 라이벌구도를 만들어내며 긴장감을 더했는데, 디스전에서는 정점을 찍었다. 서로를 경계하며 쌓아온 갈등이 폭발하는 지점이었기 때문. 당시 어떤 심정이었을지, 실제로 둘의 관계는 어땠는지 궁금했다.
랩을 시작한 계기도 꽤 흥미롭다.
- 디스전 분위기가 살벌하던데
“전쟁이 났을 때 그 사람들끼리 감정이 있어서 싸우는 거 아니잖아요. 이겨야 되니까 싸우는 거죠. 미션이었고 미션에 최선을 다한 거예요. 나의 선택으로 프로그램에 나간 거고 나를 뽑아준 스태프들에게도 그게 도리인 거 같아요. 끝나고 나면 당연히 마음이 아프죠. 그 기억을 도려내고 싶어요. 키디비 언니의 머릿속에서 디스전의 기억을 도려내고 싶어요.”
-이후 키디비랑 잘 지내나
"프로그램 특성상 인터뷰를 자극적으로 했는데, 제작진들이 없는 이야기로 거친 이야기들을 꺼내게 만들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오해가 있었던 거 같아요. 디스전 끝나고 나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 했죠. 얼마나 성격 좋고 따뜻한 사람인줄 아니까..미안하고 지워버리고 싶네요."
- 랩은 언제부터 하게 됐나
“중학교 때 발라드를 좋아했었어요.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 클래식도 듣고 그랬었죠. 그러다가 지인의 미니홈피에 들어갔는데, bgm이 완전 좋은 거예요. 좋은 피아노 음악이 나오는데 남자분의 랩이 더해지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감미로운 음악 위에 어떻게 랩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R&B 힙합 그런걸 접하게 됐다. 그 때 그 곡이 프리스타일의 ‘그리고 그후’였어요.”
“‘언프리티’에서 그런 장르의 랩을 한 번 보여드리면 좋았을 텐데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계기도 궁금한데
“좋아하는게 힙합, 취미가 노래 만드는 거였어요. 취미이자 특기였던 거죠. 부모님 뜻에 거역하면서 살아본 적이 없어요. 대학가라고 해서 간 거고.. 대학교 때 뒤늦게 음악을 하게 됐죠. 아무도 터치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공부도 안하고 음악에 빠져있었다.
“한번은 통계학 수업을 듣는데 맨 뒤에서 이어폰을 꽂고 가사를 쓰고 있었어요. 교수님한테 걸렸는데, 보시더니 연구실로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교수님이 뭐했냐고 해서 가사 쓰고 곡 만드는 거 좋아해서 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그거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용기를 얻어가지고 고민하다가 처음으로 인생 최대 용기를 내 아빠에게 말씀드렸죠. 당연히 반대를 하셨어요. 공부도 279명 중에 270등 하는데 이거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음악이냐는 거였죠. 그래서 제대로 보여주겠다 다짐을 했고, 다음 학기에 올A+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1년동안 음악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보장 받았어요. 서울 올라와서 알바를 하면서 작업을 하고 2014년 1월 신곡 내고 미니앨범을 낸 거죠. 진짜 개고생했어요.”
"알바를 하고 벽에 바람 다 들어오는 고시촌에 살다가 1년 안에 변화가 없으면 돌아가서 취직을 하자 그런 생각이었어요. 싱글 두 개를 내고 났는데,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연락이 왔고 출연하게 됐죠. 부모님도 지금은 자랑스러워하세요."
- 음악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가사는 영감 떠오를 때 생각 날 때마다 메모해요. 잠결에 뭐 떠오르면 메모 하고..노래를 만들 때 비트를 일기장이라고 생각하고 썼죠.”
-작업해둔 곡들이 ‘언프리티’ 경연에 도움이 좀 됐나
"전혀요. 도움이 하나도 안 됐어요. 센 얘기를 적어본적이 없었어서...저는 내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어요. 프로그램 미션에 맞는 가사가 하나도 없었죠."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joonaman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