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가 3개의 새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예능계 대부다운 그의 진가가 MBC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그가 올 설 연휴에 3개의 새로운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게 되면서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규는 지난 1월 9일 방송된 ‘무한도전-예능총회’ 편에서 지난해의 연예가 이슈를 정리하며 올해 방송가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재 대세라는 호칭을 얻고 있는 김구라 김영철 박나래 윤정수 김숙 김성주 등이 출연했는데 이 가운데서 가장 돋보였던 사람은 이경규였다.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을 결국엔 자신에게 귀결시키며 후배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특히나 주특기인 화통 개그와 디스 개그도 서슴지 않았는데 보는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수위도 적절했다. 강하게 치고 나가다가도, 후배들에게 맥없이 당하는 모습으로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해줬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이경규의 예능감이 명불허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무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가 이번에 맡을 첫 번째 프로그램은 그의 전공인 몰래카메라식 예능이다. 소위 ‘몰래카메라의 대부’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그가 9년 만에 몰카 배틀 형식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2월 설 연휴에 특집으로 방송되는 MBC 예능 ‘몰카배틀-왕좌의 게임’(이하 몰카배틀)은 기존 한 명의 연예인을 속였던 몰래카메라와 달리 세 명의 MC가 다양한 콘셉트의 몰카를 준비, 시청자의 최종 선택을 받아 몰카의 왕좌를 가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990년대부터 몰래 카메라의 왕좌로 군림하던 그가 이번에는 계급장을 떼고 후배 노홍철, 이특과 함께 경쟁을 벌이게 된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특은 아이돌 그룹의 장점을 살려 아이돌 전문 특화 MC라는 콘셉트로, 글로벌 몰래카메라를 준비했다. ‘무도’에서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던 노홍철은 일반 시민을 상대로 관찰 형식의 몰래카메라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요리원정대’는 그가 ‘무도 예능총회’ 편 출연 당시 예능인이 활약하기 힘든 쿡방은 없어져야 할 방송이라고 분노했었는데 역설적이게도 셰프들과 함께하는 쿡방을 하게 됐다. 연예인 요리원정대가 지역 곳곳을 다니며 식재료를 공수, 셰프들과 한 팀을 이뤄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야외 리얼 요리 배틀이다.
제작진은 1월 중순께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양평, 김포, 파주 등에서 녹화를 마쳤다. 차별화된 주방 상태와 복불복 장치를 통해 기존의 쿡방을 넘어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설 연휴기간 2회에 걸쳐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끝으로 ‘예림이네 만물트럭’은 3인의 출연자가 트럭을 끌고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가 어르신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유쾌한 웃음을 전달하는 리얼리티 예능로 소위 ‘착한 예능’을 지향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종영한 SBS 예능 ‘아빠를 부탁해’에 동반 출연했던 그의 딸 이예림 양과 3달 만에 다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동반 호흡하는 것. 더불어 작곡가 유재환도 합류한다.
이경규가 원숭이해에 다시 한 번 예능 유망주로 떠오른 것 같다. 그가 기존의 캐릭터를 고수하며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능 대부다운 클래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