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의 혜리 남편 맞히기 이후에 재미있는 볼거리가 하나 생겼다. ‘한번 더 해피엔딩’에서 장나라의 재혼 남편이 과연 누가 될 지 예상해 보는 거다. 보통 로맨틱 코미디에서 여주인공과 달콤한 해피엔딩을 맞는 상대는 남주인공이긴 하지만 ‘한번 더 해피엔딩’은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의 결론은 여주인공 한미모(장나라 분)와 남주인공 송수혁(정경호 분)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미모와 수혁이 첫 만남에서 술 먹고 속전속결로 혼인신고까지 하는 등 초반부터 폭풍 전개를 펼쳤기 때문.
하지만 보다 보니 ‘한번 더 해피엔딩’은 조금 달랐다. 지난 3회에서 미모가 수혁의 친구 구해준(권율 분)에게 반해 곧바로 사랑 고백을 한 것. 이후 지지부진하게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고 미모와 해준이 포옹하며 ‘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해준이 미모에게 화끈하게 사랑고백을 한 장면은 여심을 설레게 할 정도였다.
권율이 대부분의 로맨스 드라마와 같이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한 러닝메이트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달달하면서 사이다 같은 매력으로 기존 로맨스의 판을 흔들고 있다.
지난 28일 4회분에서는 미모와 해준이 더욱 달달한 사이가 되면서 시청자들을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다. ‘어차피 재혼 남편은 정경호’라고 생각했지만 이날 방송 후 ‘어차피 재혼 남편은 권율’이라는 반응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준에게 미모는 운명의 여자였던 것이 밝혀졌기 때문.
4회분에서는 미모와 수혁, 해준이 본격적으로 삼각관계에 놓이는 내용이 그려졌다. 우선 미모와 해준은 알콩달콩 썸을 타기 시작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미모는 해준에게 언제부터 자신에게 관심이 생겼는지 물었고 해준은 과거를 회상했다. 알고 보니 해준은 과거 학생 때 미모가 엔젤스로 활동할 당시 공연을 보고 미모에게 반했다. 이후 친구가 버린 엔젤스빵 속 미모이 스티커를 몰래 줍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대 때부터 좋아해온 걸그룹의 멤버가 자신이 좋다고 하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건 누가 봐도 운명적이었다.
하지만 수혁도 미모를 좋아하고 있었다.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안 수혁은 미모가 해준과 특별한 사이라는 사실에 분노했다. 더욱이 미모가 해준에게 정성을 다하는 걸 보고 질투했고 해준을 향한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에 더 이상 투정부릴 수만은 없었다.
결국 수혁은 술을 마셨고 한껏 취한 후 미모에게 “13년간 날 화나게 하는 여자는 없었다. 그런데 넌 날 자꾸 화나게 한다. 잔망스러워. 이 잔망스러운 것”이라고 고백하며 미모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본격적인 삼각관계의 시작이었다.
‘한번 더 해피엔딩’에서 정경호도, 권율도 모두 훈훈하다. 두 사람 여심을 흔들게 할 만한 매력이 충분한 것은 물론 미모와 권율이 서로에게 빠져있어 미모의 재혼 남편이 누가될지 예상하는 게 쉽지 않다. 과연 그간 로맨틱 코미디와 같이 미모와 수혁이 사랑을 이룰지, 아니면 미모가 해준과 사랑을 이루게 되는 반전이 전개될지 궁금하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한번 더 해피엔딩’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