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예능 원석을 발견했다. 배우 김원해가 쟁쟁한 예능 선수들 앞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며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말하는 일화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그 입담을 더 자주 듣고 싶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는 금의환향 주제로 꾸며진 가운데 뮤지컬 ‘오케피’의 배우 황정민, 김원해, 백주희, 정상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배우들은 ‘금의환향’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과거 신인 시절 일화를 주로 털어놨다. 이때 가장 다채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털어놓은 것은 김원해였다. 초반에는 유재석에게 박명수와 같은 존재인 ‘황정민 바라기’로 캐릭터를 잡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입담에 시동이 걸린 모양새였다. ‘황정민 바라기’라고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조연을 오래 하다 보니 마음가짐과 연기관이 ‘주연 눈 밖에 나지 말자’다”라고 설명해 스튜디오를 초토화시키기 시작했다.
김원해는 현재 영화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타짜-신의 손’, ‘히말라야’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 명품 조연으로 통하지만 시작은 뮤지컬이었다. 특히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난타’의 1세대 멤버였음이 밝혀지자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난타’로 미국에 갔던 당시 일화는 비범하기까지 했다.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뉴욕 경찰들이 마약사범인 줄 알고 체포될 위기였다고. 그런데 이를 실감나게 설명하는 김원해의 표현 실력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같은 이야기라도 유난히 맛깔나게 전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김원해가 딱 그런 타입이었다. 또한 ‘난타’ 공연으로 지난 2002년 미국 아침 정보 프로그램 NBC ‘투데이쇼’에 출연했던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당시 유명한 방송인 줄도 모르고 아침 5시에 야외에서 공연하라고 해서 했다. 10년 후 싸이가 나온 걸 보고 유명한 방송인 걸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찍어놓을 걸 그랬다”고 말했다.
한 번 시동 걸린 입담은 거침없었다.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전하는 과정에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를 더 극대화시킨 것은 그의 거침없는 단어 사용도 있었지만, 전달하는 태도가 너무나도 진지했다는 것이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땐 자신 보다 어린 줄 알았다던 김원해는 궁합을 볼 때서야 자신보다 연상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고작 1살 연상이었다는 말에 야유가 쏟아지자 김원해는 “오빠였잖아, 오빠”라며 목소리를 높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김원해의 숨겨져 있던 입담에 MC들은 예능천재라고 극찬했다.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를 예능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