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의 최고 악역은 김민정이었다. 처음에는 무당으로 살아야하는 그녀의 기구한 인생에 동정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한 남자에 대한 집착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은 점점 시청자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악행을 저지르고, 거짓말로 악행을 덮고, 또 그 거짓이 드러날까봐 전전긍긍하는 김민정.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악역의 모습이다. 매력적일 수 있었던 캐릭터가 점점 망가지고 있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KBS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는 폐문한 천가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장혁)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날 방송에는 개똥(김민정)이 자신이 저지른 악행이 드러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담겼다.
소개(유오성)는 석주(이덕화)가 죽은 후 대행수가 되고,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자신의 성공을 자축한다. 그 모습을 보던 봉삼은 소개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분노한 봉삼은 소개을 때리기 시작하고, 봉삼은 소개에게 “혹시 유수 엄마(한채아)도 네가 죽였냐”고 묻는다. 소개는 봉삼의 위협에 개똥이 사주했다는 사실을 밝히려하지만, 두 사람이 싸운다는 이야기에 달려온 개똥은 봉삼의 뒷통수를 돌로 쳐 기절시켰다.
개똥은 관아에서 사람들이 나와 봉삼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마방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마방에서 만난 월이(문가영)가 소사(한채아)를 죽인 사실을 추궁하자, 월이에게 경고하며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고 말했다.
이후 개똥은 자신과 소개가 소사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엿들은 선돌(정태우)까지 협박했다. 이날 선돌은 소개의 쌀 반출 허가증을 훔치다가 들킬 뻔 했고, 개똥은 이 위기를 모면하게 해주며 “목숨값은 목숨으로 값는 거다”고 선돌의 입막음에 열을 올렸다.
봉삼을 차지하기 위해 사람까지 죽이는 개똥. 이쯤되면 사랑이 아니라 섬뜩한 집착이다. 또 이 사실이 밝혀질까봐 봉삼 주변의 사람들에게 협박과 위협을 서슴치 않으며 망가져 가고 있다. 그녀의 악행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봉삼과 결혼하면 끝나는 걸까. 개똥을 보고 있으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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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사의 신-객주 2015’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