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라미란도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으로 마무리 된 사실을 못내 아쉬워했다. 드라마 속 '모정'이 일부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이야기.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은 앞서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남편 찾기' 코드가 삽입됐다. 다만, 그 편가르기가 전편보다 훨씬 더 격렬해졌고, 결과물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들이 쏟아져 포털사이트 평점 테러 등의 홍역을 앓기도 했다.
극중 정환(류준열 분)의 어머니 '라미란'을 연기했던 배우 라미란 역시 '응팔'의 엔딩에 대해 아쉬움은 있었다. 라미란은 웹상 반응을 많이 본 것을 강조하며, "내가 정환을 사천으로 다시 보내면서 펑펑 우는 신이 그것('어남택')의복선이라는 댓글도 있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라미란은 "아들 정환이가 속앓이를 하면서 끝난 것을 보면 안타깝다. '고백신이 진짜 고백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앞서 '응팔' 18회에 등장한 정환의 '피앙세 반지 고백' 에피소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정환은 덕선(혜리)에 대한 진심을 나열하며 6년만의 짝사랑을 고백했다가, 돌연 농담으로 무마시킨 바 있다.
결국 덕선의 짝은 택(박보검)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라미란은 "택이는 바둑 밖에 모르고, 맨날 약을 먹는데,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웃더니 "정환이 같은 스타일을 만나야 더 행복하다. 물론 내가 보검이를 예뻐하지 않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우리 아들이고, 내 손가락이니 서운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이어 "한가닥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 고백신이 끝나고 반전을 기대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정환이는 이미 약간 접은 것 같더라. 정환이가 '끝인 것 같다'고 했었다"며 "'정말 끝이다'라고 말해주며, '응팔'이 끝나면 인기 거품이 빠지니 마음을 꼭 잡으라고 했다. 시작하는 친구들이니 만큼 작품을 고르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까지 '정환의 엔딩'이 정확하게 그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라미란은 "우리 가족은 덕선이네와 판교로 가는 것으로 됐다. 판교에서 잘 살고 있지 않을까. 큰 아들 정봉은 돈도 잘 벌고, 만옥과도 잘 됐을 거다. 정환이가 어떻게 살지가 궁금하다. 가끔 사천에서 올라는 올건데, 덕선이네랑 같이 있으니 계속 덕선이를 봐야 할텐데 걱정이다"며 "나중에라도 정환의 속앓이를 알게 되면, 엄마로서 덕선에게 왜 찼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엄마로서의 심경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라미란이 떠올린 정환과의 첫 대면.
"감독님이 가족 미팅할 때, 아들이 2명 있는데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못 생겼다'고 하더라. 만나 보니 못 생긴 건 못 생긴 건데, (극중 엄마인) 절 닮았으니 할 말이 아닌 것 같았다. 보면 볼수록 괜찮았다. 본래 못 생긴 사람에게 빠지면 약도 없는데, 많은 분들이 빠져 있는 것으로 안다. 아마 헤어나오기 힘들 거다." / gato@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응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