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고백이었다. 늘 느긋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보는 이들을 편안하게 만들었던 장미여관 육중완이 생각지 못한 이유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평가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
육중완은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개그맨 김영철에게 "요즘 스트레스가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그가 밝힌 고민은 자신의 기사에 달리는 댓글의 내용으로 인한 것이었다. 육중완은 "인터넷에 댓글을 보면 내가 못생겼다고 한다"며 "나는 진지하다. (댓글의) 70~80%가 못생겼다고 한다. 실제로 못생겼다는 사람들을 만나 봤으면 좋겠다. 실제로 못생겼다고 하는지. 더럽게 못생겼다고 한다"며 혼자 속앓이를 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에 김영철은 마침, 종업원이 음식을 가지고 나오자 "그럼 지금 물어보자"며 "둘 중에 누가 더 잘생겼느냐? 누가 이모님의 스타일이냐?"고 물었다. 종업원은 망설임 없이 김영철을 택했고, 김영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댓글에 그런 말이 적힐 만 하겠다. 나 어디 가면 외모 꼴등 하는 것 알지? 이젠 영철이 형보다 못생겼다고 외우라"고 깐족거렸다.
결국 육중완은 "한 번도 회원님 보다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충격이다"라고 말하며 웃었고,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서로의 외모를 감자와 고구마에 빗대 놀리거나, 찜질방에서 만나는 중년 여성들에게 외모 선호도 조사를 하는 등의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방송을 통해서 재밌게 처리됐지만, 개성 있는 뮤지션 육중완의 고민은 씁쓸한 데가 있었다. 장미여관은 누가 뭐라해도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밴드. 그런 개성을 통해 독창적인 음악들이 나오고, 가요계의 다양성이 지켜진다. 미끈한 아이돌이 있는가 하면 고유의 스타일을 간직한 뮤지션도 있다. 외모와 음악은 별개의 문제라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누군가의 "못생겼다"는 지적 때문에 혹은 그런 평가들 때문에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개성을 잃는다면 이는 분명 그의 개성이 담긴 창작물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라다.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도 다른 이들의 평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아 상담을 하고, 관리를 받는다. 물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를 잘 가꾸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보이지 않는 타인의 평가나 기준에 의해 이뤄진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연스럽고 수더분한 것이 매력이었던 육중완이 갖게 된 의외의 고민이 씁쓸함으로 다가왔던 이유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새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