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육룡의 아군은 누구이고, 적군은 누가 될 것인가.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썩은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 조선을 건국하기 위해 몸을 일으킨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 중반부를 넘어선 가운데 ‘위화도회군’, ‘정도전(김명민 분)의 유배’, ‘이성계(천호진 분)의 낙마’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펼쳐지며 극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34회 동안 ‘육룡’으로 불리는 여섯 인물은 ‘조선 건국’이라는 목표 아래 하나로 모여 달려왔다. 그리고 조선 건국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때, 극 중 인물들의 관계는 급변했다.
▲ 폭두 이방원 vs 유자 정몽주, 목숨 건 권력싸움 (현재)
극 중 이방원(유아인 분)은 아버지 이성계, 스승 정도전 등과 함께 급진적인 개혁을 이루고자 한다. 나아가 일대지제를 꿈꾸며 고려가 아닌, 새 나라 조선을 건국하고자 한다. 반면 정몽주(김의성 분)는 다르다. 개혁에 대한 뜻은 같으나, 유학자인 정몽주는 조선이 아닌 고려의 틀 안에서 개혁을 원한다.
이런 가운데 정몽주가 신분을 구실삼아 정도전를 유배 보냈다. 그리고 이성계가 낙마한 것을 기회로, 혁명파 일원을 몰아내고 도당의 권력을 장악했다. 이방원은 낙마로 큰 내상을 입은 이성계를 데리고 숲 속에 숨어 들었다. 그리고 자신들 혁명파에 칼을 들이민 정몽주에게 피 토하듯 분노했다. 머지 않아 정몽주의 격살이 그려질 것이 암시된 것이다. 명확하게 이방원과 육룡의 적군이 된 정몽주.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낼 것인지 주목된다.
▲ 육룡에게 무명은 적군인가, 아군인가.
극 중 이름 없는 조직 ‘무명’은 정보를 활용, 고려의 권력자들을 좌지우지해왔다. 혁명을 꿈꾸는 육룡에게 정몽주라는 벽을 세운 것도, 시작은 무명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명’은 육룡에게 이견 없는 적군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이방원은 이제 거꾸로 무명을 이용해 자신의 힘을 키우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육룡 중 이방지(변요한 분)-분이(신세경 분) 남매의 어머니 연향이 무명의 수장 무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 ‘육룡’과 ‘무명’의 관계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에 있는 것과 같다.
▲ 폭두 이방원 vs 스승 정도전,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미래)
이방원이 정도전에게서 돌아섰다. 정도전이 재상 총재제를 꿈꾸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와 자신을 왕족이라는 감옥에 가둘 정도전에게 충격을 받았고 스스로 변화를 결심했다.
그러나 정도전이 토지대장을 불태우는 모습을 본 이방원은 마음 속으로 “나는 아직도 저 사내가 좋다. 빌어먹을”이라고 외쳤다. 과연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