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야말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오스카를 위한, 그리고 오스카를 향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5번째 오스카 도전이다.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음에도 번번이 수상에는 실패했던 디카프리오는 이번에야말로 수상에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 실제로 후보 발표 이후 도박사들은 디카프리오의 수상에 높은 점수를 매겼으며 평론가들 역시 디카프리오의 수상을 점치고 있는 모습이다.
'레버넌트'를 관람한 관객들이라면 이와 같은 분위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듯하다. 그간 여러 작품들을 통해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연기를 펼쳐온 바 있는 그이지만 이번 '레버넌트'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레버넌트'는 아들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사냥꾼 휴 글래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평론가들의 인정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의외의 복병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대중성까지 입증한 바 있다.
디카프리오는 극 중 아들을 잃은 뒤 복수심에 불타는 휴 글래스로 변신했다. '레버넌트'가 서부 개척시대, 인디언들과 개척자들의 갈등을 배경으로 깔고 있는 상황에서 디카프리오가 열연한 휴 글래스는 인디언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으로서의 휴 글래스는 동료들의 비아냥 속에서도 오직 아들만을 위해 살아가고, 미국인들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들에게 인디언말로 위로를 건네는 등 '아들 바보'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아들이 동료의 손에 죽는 모습을 바라본 뒤 그에게 자라난 복수심은 상상 그 이상. 그러나 그 직전, 곰에게 습격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된 터라 아들의 죽음을 그저 바라봐야 했던 휴 글래스다.
이와 같은 이야기 속에서 디카프리오는 남다른 부성애는 물론이거니와, 보기만해도 안타까움이 절로 나오는 육체적 고통까지 표현해내 눈길을 끈다. 곰에게 습격 당하는 모습은 실제 곰에게 공격을 당하는 듯한 사실감을 선사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로만 기어다니며 어떻게든 움직이려 하는 그의 모습은 고통을 온전히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육체적인 고통도 디카프리오의 오스카 수상을 점치게 하는 대목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연기력이 오스카 수상의 여부를 가릴 터. 디카프리오는 복수심에 불타는 아버지의 모습과 함께 이방인으로서의 고독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시선을 모았다.
그간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에비에이터' 등 디카프리오가 오스카를 수상하기 위해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만 선택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디카프리오 본인만이 알 것이나, 이번 작품만큼은 이견없는 '오스카를 위한, 오스카를 향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한편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28일(현지시각) 개최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레버넌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