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이, 천재에게는 시기가 따랐다. 세종과 장영실이 걷고자 하는 개혁의 길 앞 에는 고난이 가득한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었다.
세종(김상경 분)은 30일 방송된 KBS 1TV ‘장영실’에서 장영실(송일국 분)과 장희제(이지훈 분)에게 명의 선진 문물을 배워 오라며 사신으로 보냈다. 이에 관노 신분인 장영실이 조정에 등장하자 대신들은 시기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날 하연(손병호 분)은 장희제를 붙잡고 세종이 그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격물과 천문으로 장영실을 이기지 못할 장희제를 명나라에 보내는 것은 그가 사대부라는 대의명분이 필요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장희제의 표정은 굳어졌지만 세종의 뜻이 어떻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희제를 흔든 것은 하연 뿐이 아니었다. 명나라 대신들과 조선 사신 사이에서 벌어진 천문 관측 실력 대결에서 장영실이 별시계의 쓰임새를 맞히며 두각을 드러냈다. 게다가 명나라에서 만난 환관 윤봉(임철형 분) 역시 장희제에게 세종이 노비인 장영실을 면천시켜 벼슬을 주겠다고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장희제의 자존심은 점점 꺾이고 열등감은 커졌다.
장희제는 결국 조선에서부터 장영실을 죽이라고 보낸 자객의 존재를 알고도 모른체 했다. 그는 조선의 하늘을 바라보며 “노비에게 벼슬이라뇨”라고 세종을 향한 원망을 드러냈다.
세종 역시 그의 개혁을 반대하는 무리들에게 시달렸다. 세종은 명나라로 떠나려는 장영실에게 자신을 위협하는 반대 세력들이 많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장영실을 명나라에 보내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세종의 사랑을 받던 황희(정한용 분) 역시도 장영실이 곧 고려를 망친 신돈이라고 폄하할 정도였다.
그러나 쏟아지는 주변의 시기가 세종과 장영실의 의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 듯하다. 비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조선의 부흥을 향한 세종과 장영실의 염원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장영실’은 유교만이 세계의 질서로 여겨지던 시대에 천출로 태어나 평생을 노비로 살 뻔했으나, 궁에 들어가 15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를 만들어 내는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장영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