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격하게 울고, 화를 냈다. 그런 그의 감정들은 고스란히 화면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감히 조진웅의 인생 드라마라 부를 만한 '시그널'이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4회에서는 2015년 박해영(이제훈 분)과 1989년 이재한(조진웅)이 무전을 통해 공조하며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 진범을 잡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해영은 결국 진범을 알아냈고, 그가 95번 버스를 몰던 이천구의 아들 이진형이라는 것을 확정했다. 거짓 자백과 자수를 통해 아들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려는 아버지와 아들도 두 사람의 협업에 응징 당했다.
이는 이재한이 없으면 불가능 했다. 박해영에게 정보를 들은 1989년의 이재한이 진범을 옥상에서 떨어지게 만들어 불구로 만들어 더 이상의 살인을 막았고, 앞서 자신이 짝사랑했던 김원경(이시아)에게 건넨 전기충격기에 묻은 지문과 혈혼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이재한의 분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의 그것과 맞닿아 있어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모습 역시 납득됐다.
뿐만 아니라, 이후 죽기 전 김원경이 함께 가고자 했던 청춘극장에 홀로 가 흐느끼는 장면은 이날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다. 이재한이 흘리는 눈물과 그 옆에 도드라진 빈자리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는 조진웅의 연기로 완성됐다. 과거에 살며 현재와의 무전을 통해 장기미제사건을 해결한다는 판타지 같은 설정은 조진웅이라는 배우를 통해 오롯이 빚어졌다.
한편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 gato@osen.co.kr
[사진] '시그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