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성주와 안정환은 역시 믿고 보는 축구 중계 콤비였다. 재밌으면서도 귀에 쏙쏙 박히는 중계로 한일전 시청 재미를 높였다.
두 사람은 지난 30일 오후 MBC에서 생중계 된 2016 리우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 결승전을 안방극장에 생생하게 전달했다. 캐스터 김성주, 그리고 해설위원 안정환은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한 조합이다. 여기에 서형욱이라는 정보 제공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달변가도 함께 했다.
시작부터 시선을 끌었다. 일단 김성주와 안정환이 출연해 큰 화제가 됐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을 연상하게 하는 오프닝 방송이 있었다. 제작진은 ‘마리텔’ 구성 방식을 차용해 축구 중계 전 재미를 선사했다.
김성주는 “공교롭게도 ‘마리텔’ 시간에 중계 시간이 겹쳤다”라면서 “‘마리텔’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 그래도 한일전이니깐 기대를 할 것이다”라고 사과했다.
또한 김성주는 “저희가 출연했던 ‘마리텔’의 시청률이 높았다”라고 두 사람의 출연이 화제가 됐다는 사실을 은근히 강조했다. 만담도 이어졌다. 김성주는 “안정환 씨는 ‘마리텔’ 또 나갈 생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안정환은 “안 나간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성주는 “출연료 많이 줘도? 나간다며?”라고 다시 물었고 안정환은 “생각해보겠다”라고 재치 있게 물러섰다. 두 사람은 ‘마리텔’에서 큰 웃음을 안겼던 소개하기 힘든 외국인 이름을 다시 한 번 말하며 말장난을 했다. 오프닝에서 큰 즐거움을 안겼던 이들은 축구 중계에서는 해설과 소개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온국민이 관심을 갖고 남다른 긴장감이 형성되는 한일전이기에 평소보다는 농담이 적었다.
이들의 빵빵 터지는 입담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경기 전 본 ‘마리텔’ 형식의 오프닝은 축구 중계의 새로운 재미가 됐다. 안정환은 경기가 벌어지는 중에 친근하면서도 촌철살인을 날렸다. 빈 공간이 보일 때마다 “찾아먹어야 한다”라면서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을 주문했고, 상대 선수의 반칙에 이름을 마치 비속어처럼 부르며 ‘마리텔’에서 화제가 됐던 비속어 방송을 연상하게 했다.
김성주와 서형욱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역량을 쏟았다. 김성주가 캐스터로서 판을 깔면, 서형욱이 정보를 쏟아냈고, 안정환은 날카로운 전력 분석을 했다. 이미 믿고 보는 조합인 김성주와 안정환, 여기에 두 사람이 부족한 논리정연한 해설을 서형욱이 곁들였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