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한도전’ 맞춤형 게스트가 또 있을까.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이 ‘무한도전’에 레전드 편을 만들어주고 떠났다. 게스트라는 표현이 아까울 만큼, 원래 ‘무한도전’ 멤버인 것 같은 모습으로 매력을 빵빵 터뜨렸다.
잭 블랙이 지난 3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한국 예능 학교라는 주제 하에 몸개그에 도전했다. 잭 블랙은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출연한 스타들 중 1위로 꼽아도 모자를 정도로 온 몸 바쳐 웃음을 준 게스트였다. 그 어떤 미션을 줘도 망설이지 않고 도전했고, 이런 그의 모습은 ‘스타병 없는 스타’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말도 통하지 않고 한국 예능은 처음이라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모든 걸 내려놓고 거침없이 망가진, 전무후무한 게스트였다.
이날 막춤을 추며 신나게 시작한 잭 블랙은 정형돈의 촌스러운 의상과 ‘무한도전’ 특유의 파란색 체육복을 갖춰 입었다. 스타킹을 뒤집어쓰며 얼굴을 망가뜨리거나 정준하와 베개 싸움 난타전을 벌이며 유쾌한 웃음을 선물했다.
잭 블랙은 마시멜로를 얼마나 많이 넣을 수 있는지 대결을 펼치며 14개나 입에 넣고 닭싸움에서는 닭벼슬 머리띠를 하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닭싸움 대결을 했다. 이뿐 아니라 한국 노래들을 듣고 따라 불러 멤버들이 맞히는 대결에서는 처음 듣는 노래인데도 특유의 리듬감을 자랑하며 흥얼거리고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한 스타킹을 얼굴에 쓰고 촛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베개 싸움에서 이기겠다고 이를 악무는 것은 물론 물공을 얼굴으로 받아내는 등 제작진이 준비한 다양한 몸개그를 소화했다. 4시간의 짧은 녹화시간 때문에 모든 코너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잭 블랙은 그야말로 4시간 동안 쉼 없이 몸개그와 재미를 만들어냈다.
특히 잭 블랙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어떤 요청에도 기꺼이 임했다. 멤버들이 원한다면 댄스 타임을 갖고, 예능학교 졸업을 위해 레벨 테스트도 완벽하게 마쳤다. 오히려 승부욕이 발동해 게임을 더 하려고 했고, 그런 잭 블랙을 보고 멤버들은 ‘예스맨(YES Man)’이라고 불렀다.
마치 ‘무한도전’이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잭 블랙이 멤버들과 함께 수많은 몸개그를 하는 모습이 반가웠다. 그만큼 멤버들 사이에 있는 잭 블랙에서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다. 정형돈의 의상과 파란색 체육복을 입고 안경까지 쓰니 마치 ‘무한도전’ 멤버 같았다.
마지막까지 하하의 장난을 받아주고 멤버들과의 이별이 아쉬운지 울 것 같다고 한 잭 블랙. 이는 멤버들도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의문의 마스터 과정이 남은 가운데, 과연 잭 블랙을 만나 마스터 과정을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