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엄마’가 종영까지 4회밖에 남지 않았는데 유진과 오민석은 아직까지 고두심이 암을 앓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도대체 두 사람이 언제까지 모르고 있어야 하는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 31일 방송된 KBS 2TV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 50회분에서는 동출(김갑수 분)이 아내 산옥(고두심 분)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가운데 여전히 진애(유진 분)와 형규(오민석 분)은 이를 모른 채 살아가는 내용이 그려졌다.
산옥은 동출이 자신의 병을 알고 있는 것에 크게 가슴 아파하며 “나하고 약속해라. 앞으로 절대로 안울기로”라며 “의사가 조금이라도 웃으면 좋다고 했다”며 함께 부둥켜안고 웃다가 울다가 하며 괴로움을 토해냈다.
동출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항암치료에 탁월하다는 불로장생수를 사러 갔다. 그렇게 동출은 암치료로 유명한 곳을 찾아 다녔다. 이뿐 아니라 동출은 해진 속옷을 입는 산옥을 위해 속옷가게까지 갔다. 산옥의 병을 알고 있는 채리(조보아 분)와 형순(최태준 분)은 가짜 부부행세까지 하며 산옥의 걱정을 덜어주려 했다.
하지만 정작 첫째 아들과 둘째 딸 형규와 진애가 이 사실을 몰랐다. 산옥이 알리지 말라고 해서 모두 진애와 형규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산옥의 상태를 모르고 살아가는 두 사람이 답답하기도 하면서 안쓰러웠다.
형규는 산이를 고려해서 산옥네 들어가는 대신에 분가해 살겠다고 하자, 동출은 “집으로 들어와라”라며 아버지 노릇보다 먼저 자식 노릇을 하라며 형규를 다그쳤다. 산옥의 상황을 모르는 형규는 동출과 산옥이 답답할 뿐이었다. 결국 형규는 동출이 사고 쳤다고 생각했고 동출은 산옥을 위해 들어와서 살라고 했지만 형규는 이를 뿌리치고 나갔다.
하지만 혜주(손여은 분)는 형규에게 “엄마 노릇을 잘해온 건 아니지만 산이를 키워보니까 알겠더라. 자식을 키운다는 게 나를 얼마나 없애야 하는지를. 형규 씨 엄마는 더 했다는 걸 알지 않냐”라고 설득했고 결국 형규는 산옥의 집에 들어가 살기로 했다. 가족과 함께 살기로 결심한 형규에게 산옥의 병을 알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듯하다.
하지만 큰 문제는 진애에게 있었다. 진애가 임신한 것. 훈재(이상우 분)는 진애를 불러 산옥의 상태를 얘기하려고 했지만 진애가 초음파사진을 주며 임신 5주라고 했다. 훈재도 크게 기뻐했고 진애는 가족에게 임신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가장 예민한 시기에 충격적인 얘기를 전할 수는 없었다. 끝내 훈재는 진애에게 산옥의 병을 알리지 못했다.
‘부탁해요 엄마’는 풀어야 할 얘기가 많다는 이유로 4회를 연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진애와 형규가 산옥의 병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과연 남은 4회에서 이를 어떻게 풀지 궁금하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부탁해요 엄마’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