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희경이 ‘엄마’의 욕받이로 나서면서 드라마를 보는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진희경은 MBC 주말드라마 ‘엄마’(극본 김정수, 연출 오경훈 장준호)에서 엄회장(박영규 분)의 며느리 나미 역할을 받아 표독스러운 재벌가 안방마님의 캐릭터를 한껏 살리고 있다.
아이들을 모두 키우고 중년을 맞이한 엄마 정애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드라마에서 진희경이 맡은 역할은 시아버지의 재산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끝없는 탐욕을 드러내는 아주 얄미운 여자다. 앞으로 시아버지 엄회장과 결혼한 윤정애(차화연 분)와 갈등하며 풍파를 일으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이 윤정애와 엄회장의 행복을 바라는 이 시점에서, 나미가 유산을 이유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면서 비난을 한몸에 받는 이른바 ‘욕받이’로 거듭났다. 본인의 의지와 달리 미움을 받게 된 것인데 이는 진희경이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엄회장은 윤정애의 막내딸을 자신의 친딸로 입양하겠다고 며느리 나미에게 선전포고했다. 나미가 이를 극도로 반대한 이유는 재산상속 때문이다. 새 시어머니의 딸이 시아버지의 친딸로 입양되면, 손주가 물려받게 되는 것이 아닌 양딸에게 재산이 넘어가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이에 유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할 것을 염려해 정애의 딸을 입적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엄 회장은 “내 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나미가 배수진을 쳤지만 엄 회장은 “너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미는 빼어난 미모와 부유한 환경, 뛰어난 머리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어내는 얄미운 여성이다. 재산 상속을 위해 시아버지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다.
진희경이 얄미운 며느리를 살리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엿보인다. 목소리를 탱탱하게 울리며 분위기를 살렸고, 일부러 눈빛도 더 악하게 만들었다. 메이크업도 큰 몫을 더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연 못지않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며 호평 받고 있다. 남은 회차동안 진희경이 보여줄 연기에 기대가 크다./ purplish@osen.co.kr
[사진]‘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