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이다. 걸그룹 에프엑스가 단독콘서트를 개최하기까지 데뷔 후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멤버 설리는 팀에서 탈퇴했고, 그룹은 4인조로 재편됐다. 큰 흔들림이 있었지만, 에프엑스는 더 단단해졌다. 어떤 무대보다 열심히, 재미있게 준비한 콘서트. 7년 동안 한결같이 응원해준 팬들을 위한 완벽한 응답이었다.
에프엑스는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번째 단독콘서트 '디멘션 포-도킹 스테이션(DIMENSION 4-Docking Station)'을 개최했다. 총 3일간 9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빈틈없이 무대를 누볐다.
데뷔 후 7년 만에 개최하게 된 단독콘서트. 에프엑스는 무엇보다 항상 응원해주고 같이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그만큼 더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다"라는 뜻을 내비쳤다. 에프엑스의 말대로 이번 공연은 1초도 지루할 틈이 없는, 꽉 찬 콘서트였다. 데뷔곡부터 최근 발표한 4집까지 에프엑스의 4인 4색 매력을 가득 담아낼 수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보통 콘서트보다 멘트는 대폭 줄이면서 다양한 곡을 소화하기 위해 무대에 집중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동안 35곡을 소화하면서 에프엑스만가 쌓아올린 내공을 입증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루나는 첫 번째 단독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 "데뷔 7년 만에 정말 많은 곡들이 있었는데,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던 곡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2시간 반 만에 모든 것을 보여드리기 힘들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각자 스케줄이 있었는데 1순위로 콘서트를, 가장 열심히 했던 준비가 아닌가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크리스탈도 "일단 7년만의 첫 콘서트인데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다. 그동안 작은 콘서트에서 우리 무대를 몇 곡씩만 보여드렸었는데 2시간을 통으로 채우는 것도 처음이라서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리허설하면서 걱정도 사라지고 즐기게 되더라. 그게 6~7년 동안 쌓아온 내공인 것 같고, 많이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빅토리아는 "처음 콘서트를 하는 것이라서 긴장도 많이 된다. 개인적으로 늦게 연습에 합류해서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많이 도와주고 든든하다. 감동받을 때도 있고 재미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오랜 기다림에 무대로 보답한 에프엑스는 그야말로 무대 위에 온갖 매력을 쏟아냈다.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부터 강렬함, 사랑스러움, 신비로움까지 다양한 모습을 섹션별로 나눴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흔들림 없이 연이어 무대를 소화한다는 점도 에프엑스의 강점이었다. 보랏빛 야광봉에 맞춰서 온 신경을 기울여 무대를 꾸미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이번 콘서트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일렉트릭 쇼크', '레드 라이트', '댄저러스', '드라큐라', '갱스타 보이', '토이', '라차타', '피노키오', '뷰티풀 굿바이', '쏘리', '미행', '빙그르', '밀크', '아이스크림', NU 예삐오', '지그재그', '에어플레인', '트래블러', '제트별', '뷰티풀 스트레인저', '무지개', '프리티 걸', '다이아몬드', '첫 사랑니', '스텝', '포 월즈', '파피', '데자뷰', '루드 러브', '캐시 미 아웃', '쏘 인투 유', '올 나잇', '엔딩 페이지', 엠버의 솔로곡은 '쉐이크 댓 브라스'까지 섞어서 지난 6년간의 히트곡이 모두 들어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설리의 자리를 채우는 방식이었다. 에프엑스는 이날 설리와 함께 활동하던 곡들의 무대도 꾸몄는데, 4인조가 아닌 5인조로 무대에 올랐다. 여자 댄서가 설리의 자리를 채우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섯 명의 에프엑스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에프엑스는 걸그룹 중에서도 특유의 매력과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독특한 음악과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런 에프엑스만의 스타일을 더욱 강조해서 보여줬고, 그래서 더 의미 있었다. 7년의 기다림을 무대로 보답한 에프엑스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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