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하차한 지도 이제 한 달여가 지났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새 MC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형돈이 앞서 지난해 11월 초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후 지금까지 네 명의 스폐셜 MC가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웠다.
개그맨 장동민과 허경환, 이수근, 방송인 안정환이 MC 김성주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갔다. 하지만 계속해서 스폐셜 MC로 정형돈의 자리를 대체할 수는 없는 법.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희성 PD에게 정형돈 후임 MC로서 필요한 요건을 물었다.
정형돈이 김성주와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며 지난해 JTBC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온라인 어워즈에서 모든 커플들을 제치고 최고의 커플로 선정됐다.
성희성 PD는 “우선적인 건 김성주, 셰프들과의 합이 중요하다. 이들에게 녹아들어서 한바탕 놀 수 있는 사람인지다. MC니까 리더적인 기질도 있어야겠지만 ‘냉장고를 부탁해’가 쿡방도 있고 팀체제도 있고 끈끈하게 한 팀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녹아들 수 있는 MC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김성주와 셰프들과도 MC로 누가 좋을지 같이 얘기 해보고 있다. 개성을 가진 MC가 좋은지, 김성주와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새로운 MC의 조건으로 셰프들과 게스트들을 이끌어갈 수 있는 예능감을 꼽았다. 성 PD는 “프로그램 전체적인 방향성을 이끄는 건 김성주가 하지만 정형돈이 해줬던, 셰프들과 게스트들을 이끌어가는 예능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게스트가 매회 바뀌는데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따뜻하고 친근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정형돈이 좋았다”고 밝혔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주인공은 셰프들이지만 셰프들과 게스트를 이어주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재미를 만들어 내는데 정형돈의 역할이 컸다. 또한 셰프들이 만든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데 정형돈은 공감이 가는 표현들을 쏟아내고 셰프들의 특징을 잡아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토크도 탁월했다. 이뿐 아니라 게스트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 게스트들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도 있었다.
성 PD는 “사람에 대한 이해도 있고 관심도 있어야 하는 게 토크쇼 MC의 자질인데 그런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따뜻하고 유쾌한 버라이어티를 표방, 신변잡기식 토크가 아니라 그런 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 자리(정형돈 자리)가 힘들다. 예능적으로 들었다 놨다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능력, 요리대결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음식과 요리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를 소화해야 되는 자리다. 그리고 코너가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는데 제 색깔을 찾아줘야 한다. 보통 버라이어티의 MC들과 다르다. 그래서 새로운 MC를 찾는 게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