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말해, 백지영의 ‘컴백쇼’는 조촐했다. 주차장 경보음이 그대로 들리는 아담한 작업실에, 악기라고는 피아노 한 대가 전부였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특급 게스트가 출연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한밤에 V앱을 통해 울린 ‘귀 호강’ 콘서트는 대만족이었다.
백지영은 지난 1일 오후 11시 네이버 스페셜방송 V앱을 통해 첫 라이브 방송 ‘백지영의 별빛 多樂방’을 진행했다.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새 디지털 싱글 ‘약도 없대요’(feat. 버벌진트)가 발매는 시각에 맞춰, 네티즌들에게 신곡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시간을 가진 것.
이날 백지영은 “지금이 2월 1일 11시다. 잠시 후 2월 2일이 되면 제 신곡이 발표 된다. 그것도 L.I.V.E 라이브로.”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백지영은 본격적인 라이브 무대에 앞서 특별한 초대 손님 ‘3마리’를 초대하며 자신의 방송을 찾아준 네티즌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백지영은 네티즌의 신청곡을 받아 싱어송라이터 조커와 감성 남성듀오 길구봉구의 멤버 봉구와 함께 라이브로 들려줬다. 첫 곡은 ‘그 여자’의 듀엣 버전인 ‘그남자 그여자’였다. 백지영의 애절한 보이스와 봉구의 담백하면서도 담담한 화음에 네티즌은 실시간으로 열광했다.
두 번째 곡은 피아노 연주에 맞춰 부르는 ‘사랑안해’였다. 노래를 마친 백지영은 “마치 다락방에서 나 혼자 연습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여러분의 댓글을 보면, 얼굴은 볼 수 없지만 마치 관객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백지영은 “언니 머리색깔은 뭐예요?”, “야식으로 뭘 먹을까요” 등 사소한 질문에 하나 하나 답을 하며, 친한 언니네 놀러온 동생을 대하듯 팬들들과 장난치고, 웃고 떠들었다. 그러다 노래가 시작되면 눈을 지그시 감고 깊이 몰입했다. 1시간 내내 큰 웃음은 없었지만 소소한 재미와 감동이 함께했다.
‘그 남자 그 여자’, ‘사랑안해’, ‘잊지 말아요’ 등 신청곡을 들려주며 1시간가량 귀호강 콘서트를 펼친 백지영은 2월 1일 자정이 되자 “이제 신곡 ‘약도 없대요’를 들려드릴 시간이다. 아쉽게도 버벌진트는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랩 메이킹이 엄청난데,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백지영의 부름에 등장한 매니저는 가사가 적힌 종이 뭉치를 안고 등장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가사에 맞춰 카드를 넘기기 시작했다. 백지영의 애절한 보이스 중간 중간 버벌진트의 랩이 삽입된 곡이다. 덕분에 마치 영화 ‘러브 액추얼리’의 한 장면처럼, 랩이 나올 때 마다 가사가 적힌 종이가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장면이 연출돼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백지영이 11개월 만에 선보인 새 디지털 싱글 ‘약도 없대요’는 감성 래퍼 버벌진트와 첫 콜라보레이션 호흡을 맞춘 슬픈 겨울 발라드다. 백지영의 애절한 보이스와 버벌진트의 담백하면서 감성적인 랩이 어우러져 '사랑 안 해', '총 맞은 것처럼'와는 또 다른 명품 발라드를 선보인다./legend@osen.co.kr
[사진] V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