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보다 먼, 사랑보다는 가까운. 어색한 전개가 싫어지면 시청자들은 떠나네. 무협과 액션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잡으려면 액션에 좀 더 분량을 할애해야할 것이고, 달달한 러브라인에 열광하는 시청자를 잡으려면 좀 더 본격적인 로맨스가 그려져야 할 테다. ‘무림학교’는 어느 쪽일까.
둘 다 잡는다면 베스트다. 이를 제작진이 모를 리가 있나. 이에 ‘무림학교’는 액션과 러브라인 쌍끌이 사냥에 나섰다. 아직까지의 시도는 좋다. 하지만 ‘망작’으로 남지 않으려면 좀 더 힘을 줘야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러브라인의 형성으로 라이벌 구도를 심화시키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액션들을 박진감 넘치고 화려하게 담아낸다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테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무림학교'(극본 양진아 연출 이소연)는 사랑 쪽이었다. 무술과 액션보다는 흥미로운 삼각관계가 진행된 것. 윤시우(이현우 분)와 심순덕(서예지 분)의 애정라인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왕치앙(홍빈 분)의 무서운 질투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시우와 순덕은 키스까지 나눴다.
물론 러브라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드라마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시우와 왕치앙 사이의 삼각관계는 갈등을 심화시키는 장치로 결정적인 작용을 할 전망. 이날 방송에서도 제법 달달한 장면들이 등장해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시우와 순덕은 급격히 가까워졌다. 그간 티격태격하면서도 멘토와 멘티로 친분을 차곡차곡 쌓아온 바. 선생님들이 내준 중간고사 미션에서 서로를 도우며 더욱 친해졌다. 특히 두 사람은 미션을 수행하던 도중 서로를 구해내며 애정전선에 불을 지폈다.
방송 말미에는 시우와 순덕이 키스까지 나눈다. 깊어진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이 달콤한 입마줌을 나눈 것. 시우의 “미안하다”는 말이 조금 깨기는 했지만, 꽤 달달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시우는 순덕을 생각하며 쓴 곡을 연주하는데, 순덕은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보다가 그를 위해 산 오선지 노트를 떨어뜨린다. 이를 본 시우는 순덕의 마음을 알아챘고, 기습적으로 키스를 나누게 된다.
이렇게 사랑이 싹트고 있는 동안 또 다른 사랑도 깊어만 가고 있다. 비록 가슴 아픈 짝사랑이지만. 왕치앙은 순덕이 점차 더 좋아진다. 그런데 순덕은 시우와 더욱 가까워져만 갔고, 이에 시우는 괴로워한다.
아직까지는 이야기를 잘 풀어가고 있는 중. 이 같은 삼각관계를 통해 생겨나는 갈등과 마찰을 어떤 액션과 무림적인 스타일로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그저 그런 애매한 드라마로 남을지, 다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살 수 있을지는 아직 조금 지켜봐야할 일이다.
한편 '무림학교'는 취업과 스펙 쌓기가 아닌 정직, 신의, 생존, 희생, 소통, 관계 등 사회에 나가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덕목을 배우는 무림캠퍼스에서 벌어지는 20대 청춘들의 액션 로맨스 드라마. 매주 월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무림학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