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가수 유승우가 더 솔직해졌다. 더 풋풋하고 감미롭고, 그러면서도 아련함이 묻어났다. 노란색 앙고라 니트를 입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유승우는 제법 뮤지션의 티가 났다.
유승우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엠콘서트홀에서 작은음악회 '뭐 어때'를 개최했다. 이날 유승우는 직접 MC를 보면서 신곡 라이브를 들려줬다. 곡 소개까지 직접했다.
음악회의 포문을 연 곡은 우효와 함께 부른 '선(45.7cm)'. 유승우는 "여자와 남자의 가장 적당한, '썸'의 위치가 45.7cm 정도라는 표현을 담은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깨끗한 하모니로 설렘의 감정을 풀어냈다. 애타는 사랑도 눈물쏟는 이별이 아닌, 그 나이만이 갖고 있는 복잡한 심리가 잘 묘사된 곡이었다. 두 번째 곡은 '점점 좋아집니다'로 유승우가 작사, 작곡을 맡은 곡이다.
이 곡에 대해 유승우는 "쉽게 말하면 썸이다. 남녀사이에 좋아하는 감정이 점점 커지면서, 점점 좋아지고 사실적인 이야기다. 가사를 보면 잘 보이고 싶은 이성에게는 외형적으로 꾸미게 되는데 그런 내용도 있다. 점점 네가 좋아진다는 담백하고 달달한 가사다. 일상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무대는 능숙한 완급조절로 풋풋한 로맨스를 풀어낸 '스무살'. 유승우는 이 곡에 대해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살아감에 있어서 나이에 대한 무게를 처음 느끼는 나이 같다. '무한도전'에 '말하는대로'를 들어보면 내일 뭐하지라는 고민에 대한 가사가 있는데, 스무 살이 그런 생각이 피부로 닿는 나이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나도 일찍 사회에 나오면서 그런 걱정을 하긴 했다. '나 잘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사서 걱정하고 그런 적이 있었다. 스무 살이 그런 고민이 처음 피부로 와닿는 나이인 것 같다. 괜히 혼자인 것 같고, 기댈 곳 없는 것 같은 감정을 나름 풋풋하게 어린 마음이 들었다"라면서, "나도 올해 스무 살이 됐는데, 진중하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무 살이 됐으니까 멋있어져야할 것 같다"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덧붙였다.
이날 유승우는 '소년 이미지'가 강조되는 것에 대해서 "소년의 이미지는 어릴 때부터 항상 벗고 싶었다. 언제나 어디서나 '소년 유승우'였다. 그런데 나조차도 아역배우로 예를 들면, 대표작이 아역배우일 때 있다면 그걸 떨치기 힘들지 않냐. 나도 가수로 따지면 아역일 때였으니까, '석봉아'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도 한다. 아직 못 떨쳤다고 생각한다.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은 나도 성인이니까 성인이 되면 진중하고 진지한 음악들을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이미지가 빨리 되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유승우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성장을 다짐했다. 그의 곡으로 채운 음반을 발표하고 싶다는 바람. 유승우는 "대중이 날 봐줘으면 하는 이미지는 싱어송라이터 유승우다. 내가 생각하는 아티스트는 싱어송라이터의 의미가 맞는 것 같아서 내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고,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 내 곡으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큰데, 아직 스무살이라는 나이 때문에 배움의 나이이기도 하니까. 내 욕심을 아껴둔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승우는 이날 새 미니음반 '핏 어 팻(Pit a Pat)'을 발표했다. '핏 어 팻'은 소년에서 청년이 된 유승우를 꼭 닮음, 설익어서 더욱 솔직한 스무살의 감정을 담아냈다. 짝사랑의 시작부터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풋풋한 사랑의 싸이클을 순차적으로 들려주는 다섯 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뭐 어때'는 유승우의 성숙한 감정 변화를 이별 시점에서 바라본 곡으로, 담백한 창법에 힘을 실어 한뼘 더 자란 이별의 감정을 표현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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